일반해고 기준 없어 '징계 해고'가 오남용 된다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여당이 추진하는 5대 입법이 최종 무산될 경우 일반해고 행정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용자와 노동자 간 합의를 요구하던 정부가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일반해고'란 '징계해고'와 달리 특별히 근로자가 책임을 져야 할 사유 없이 발생하는 해고 형태다. 개인적인 질병 등으로 근로 제공이 어렵거나,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해 직책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일반해고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에선 저성과자를 해고할 때 '해고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징계사유를 포함해 해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반해고의 현행법상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해고의 요건으론 '지속적 반복'과 '불완전한 노무 제공'이 있다. 지속적 반복이란 성과를 내지 못하는 행위가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점이다. 가령 영업부 부장이던 A씨의 경우 10년 동안 최하위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능하다고 낙인이 찍혔고, 이후 영업개발부 관리역으로 부서 이동을 받았으나 거수실적이 좋지 않아 결국 총무부로부터 대기발령을 받게 됐다. 이후 타 지방 관리역으로 보직받았으나 역시 목표액의 10%에도 못 미치는 등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 사례에서 A씨는 저성과에 대한 '지속적 반복'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일정 기간, 또는 일정 횟수 이상의 저성과가 지속되면 해고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세우는 건 어렵다. 참고자료가 될 순 있어도 해고 사유가 될 순 없는 것이다. 결국 회사 측은 A씨에게 경고와 견책 등 징계를 내린 뒤 해고할 수 있었다.
'불완전한 노무 제공'역시 공통된 기준을 찾을 수 없다. 가령 차량을 판매하는 근로자가 직급 월 평균 매매대수인 2.2대를 훨씬 밑돈 0.4대를 판매했을 경우, 최하위 성과 등급을 받아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하지만 최하위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능력 평가에서 긍정적 결과를 받아 해고 정당성이 부정된 근로자도 있었다. 또한 근로자가 노무제공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장애가 단시간 내에 고쳐질 수 있는 경우면 해고 사유가 된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 결국 법조인이 상황을 고려해 자의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거다.
정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일반해고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도입해, 기업이 저성과자 해고에 드는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판례에서 일반 해고가 가증한 전제 조건으로 ▲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근거규정이 필요할 것 ▲ 공정한 평가기준이 존재할 것 ▲ 업무지원이 선행될 것 ▲ 평가고지 및 개선 지시, 개선 기회를 재공할 것 ▲ 희망퇴직 등 자발적 사직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저성과가 매우 현저할 것. 등을 판례에서 제시한 적 있어 무분별하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건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동계의 반발이 큰 사항인 만큼, 행정지침보단 구속력이 없는 '핸드북'형태로 추진할 거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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