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업계에, 토종 글로벌 기업 등장한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중국 시장 판매량은 23만 4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2% 줄었다. 지난 4월까지 10%대를 유지하던 시장점유율도 7%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의 발목을 잡는 것은 폭스바겐도, GM도 아닌, 이름도 잘 모르는 중국 토종 브랜드 들이다. 가격이 현대차의 절반밖에 안되는데다 품질도 과거와 달리 향상돼, 주력 제품군인 SUV에서 시장점유율을 55%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수 시장 확대를 등에 업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90년대 초반부터 폭스바겐 등 해외 기업을 유치해 자동차 생산 능력 향상을 도모한 중국은, 도요타, GM, 현대. 포드 등 세계 자동차 판매량 상위권에 드는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쌍용자동차와 볼보, GM 허머를 인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산업 기반이 잡힌 2000년대부턴 자국 고유 브랜드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중국 자동차 업계가 브랜드 인지도, 핵심 기술, 자체 개발 능력에 있어 기존 기업보다 턱없이 부족했기에 중국 고유의 유명 브랜드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였다. 그 결과 상하이자동차와 치루이 자동차, 지리, 비야디 등 글로벌 경쟁력이 보이는 토종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점유율 1위' 상하이 자동차, 세계 진출 모색 중
상하이자동차는 중국의 지방 국유회사로 중국 자동차 기업 중 최대 규모와 판매량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승용차와 함께 버스, 화물차 등 상용차도 생산하고 있으며, 엔진과 같은 부품도 제작하나, 완성차 사업 매출액 비중이 총 매출의 77.9%로 높은 편이며, 완성차 중국 시장 점유율은 23.9%로 업계 1위다. 매출 성장률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6.4%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합작해 자사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1982년엔 폭스바겐과 합작해 상하이 폭스바겐을 설립하고, 1997년엔 상하이 GM을, 2007년엔 영국의 MG로버를 인수했다. 한국 쌍용자동차를 처음으로 인수한 곳 역시 상하이 자동차였다. 2000년대 이후엔 독자 모델 강화에도 힘을 쏟았는데, 합작을 통해 얻은 기술력으로 로위(Rowew)와 MG시리즈 등 꽤 괜찮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최근엔 시흥국 및 선진국 수출 채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을 겨냥한 저가차 브랜드 만드는 한편, 태국 현지 업체와 손잡고 동남아 시장 공략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SM의 IPO에 참여해 유럽 진출을 위한 딜러망을 확보하려 하기도 했다. 아직 해외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주력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력 갖춘 치루이 자동차, 전기차 수만대 공급 예정
치루이(체리) 자동차는 지방 국유회사의 공동 투자로 1997년 설립되었으며 중국 토종 브랜드 중에선 가장 성공한 기업이다. 사업 초기부터 독자 모델 출시에 집중했고, 2000년대 중반까진 경차와 소형 승용차 생산 원가 절감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주요 사업 전략으로 삼았다. 최근엔 SUV와 중대형 세단 등도 생산해 저가 차량 이미지에서 벗어내고 있다.
이 기업의 놀라운 점은 매년 수입의 10~15%를 R&D에 투자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중국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기도 했으며, 엔진 기술과 연비 절약 기술, 친환경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체리 자동차는 시진핑 정권의 친환경 전기차 보급 정책을 등에 업고 올해 말까지 전기차 수만 대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은 2020년까지 65만 여대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체리 자동차도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 인수로 해외 진출 다리 확보한 지리자동차
지리자동차는 1997년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든 이후 승용차 부문에 집중해 독자 모델을 출시해왔다. 체리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엔진, 변속기, 전자장치, 재생에너지 등 1,600여 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혁신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R&D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타이어 모니터링 및 안전 제어 시스템 (BMCS)인데, 이 기술로 중국 발명 및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특허권을 인정받은 자동차 방어기술이다. 또한 순전기 세단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부터 자체 브렌드 신에너지 자동차를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엔 포드사로부터 볼보(Volvo)의 승용차 부문을 18억 달러에 인수해 볼보자동차 브랜드의 모든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이는 지리자동차가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원천기술과 마케팅 노하우, 해외 판매망까지 확보해 차후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이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전략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테슬라' 비야디 자동차
비야디 자동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주력하는 업체다. 1995년 설립돼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세계 2위까지 올라섰던 비야디는, 2005년 중국 국영기업 친추안 자동차를 인수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중반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F3 세단을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며, 중국 최초로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독자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 최대 전기 버스 생산업체이며, 글로벌 시장 판매를 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남미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중국의 테슬라'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비야디 자동차의 2014년 친환경차 누계 판매량은 1만 3378만 대에 달했다. 판매량 증가 속도도 빨라 5월엔 월 1000대, 9월엔 1700대를 기록하며 월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앞서 말했듯 친환경차 시장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것이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가격경쟁력에서도, 기술경쟁력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확고한 비전도 갖추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도 이 기업들이 성장할 수있는 발판이 되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석권은 더 이상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GM과의 경쟁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 시장과 토종 기업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디젤과 가솔린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이동하는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놓친다면, '차이나 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꿈'이 되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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