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롯데 마스코트 '로티', 회장 선거에 출마하다 (신동빈, 신동주 다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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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로티'가 롯데 그룹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롯데 그룹이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몸살을 겪는 가운데, 또 한명의 인물이 그룹 회장의 자리에 도전했다. 바로 롯데 그룹의 마스코트 '로티'다.

로티는 1989년부터 약 26년 간 롯데 마스코트의 자리에 있었다. '롯데 월드'의 캐릭터 소개란에 따르면 '밝고 고운 마음으로 꿈을 키우고 언제나 정직하고 용감하며 모험을 즐기는 어린이들의 친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선거에서도 다른 후보에 비해 올곧고 정의로운 성품과 모험심을 발휘하고 있다.

로티의 선거 포스터엔 "청년을 일회용품 취급하는 하루살이 근로계약 폐지", "부모 직업 묻는 나쁜 이력서 폐지", "(롯데 시네마의) 10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 폐지", "늦게 찍고 일찍 찍는 출퇴근 카드 정상화"등의 공약 문구가 적혀 있다. 이후 발표한 출마 영상에선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라는 추가 공약과 함께 귀여운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엔 직접 거리로 나와 선거 유세를 했다. "로티는 청년 노동자의 처우개선, 부당한 고용관행 폐지를 위해 롯데 회장단 선거에 출마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에선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위치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었던 탓에 엄마 손을 잡고 쇼핑에 나선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만약 이 아이들이 주주 투표권이 있었다면 그룹 회장이 되는 건 문제도 아닐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아이들의 성화에 끌려온 엄마들도 로티의 선거 문구를 주의 깊게 읽어내려갔다.

 

롯데 계열사 '악행' 규탄하는 온라인 투표, 18일 결과 발표

사실 이 이벤트는 롯데그룹 서비스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이 캠페인성 이벤트이며, 로티는 지난 26년 간 인형 옷을 쓰고 서비스를 제공했을 롯데의 청년 노동자들을 상징한다. 그동안 롯데호텔, 롯데리아, 롯데 시네마 등 롯데 계열사는 청년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고용관행이 드러나며 여론의 비난을 받은 적 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3개월 간 설거지와 청소 등 주방보조업무를 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하루짜리 고용 계약을 84회나 갱신하도록 지시하고, 3개월 뒤엔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이에 대해 부당해고라고 판단해 아르바이트생을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했으나, 롯데호텔은 중노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부당해고 결정을 취소하도록 했다. 행정법원은 아르바이트생이 '단순 보조업무'를 했기에 노동이 상시적이거나 지속적이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무효 처분 결정을 내렸다.

롯데리아는 청소년 노동자를 상대로 시급을 아끼려고 출근 시간 전이나 퇴근 시간 이후에 출퇴근 카드를 찍지 못하도록 하는 '꺾기 시간제'로, 롯데시네마는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 노동자 계약 기간을 10개월로 제한하는 편법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1일 롯데 회장을 선출하는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목표는 로티를 롯데호텔 34 층(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이 집무를 보는 장소)으로 보내는 것이다. 투표 결과는 오는 18일에 발표된다.

 

<로티의 선거 출마 영상 '이명박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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