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이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다시 신청했다.
이 회장이 기존에 신청한 구속집행정지는 이달 21일에 만료된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이달 22일부터 선고일까지 구치소에 수감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판부는 다음 달 15일에 판결 선고를 할 예정이다.
이 회장 측은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신청한 근거로 건강 문제를 들었다. CMT(샤르콧 마리 투스)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가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는 손과 발의 말초신경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기형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10만 명당 36명에게 발병하는 희귀병이다. 주된 증상으론 근육이 약해지고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며, 감각이 둔화되기도 한다. 추상족지 (발가락이 굽는 증상), 요족 (발바닥이 아치 모양으로 주저 않는 증상)등 기형이 흔하게 나타나며, 심할 경우 손과 팔에 기형이 생기거나 기관지 변형으로 호흡곤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 일상생활에 제한이 따른다. 유전성 질환으로 세대를 걸쳐 유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이 회장 측은 재판부에 '건강 상태가 점점 악화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어, 수감 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다.'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2심 판결 이후 연장 신청을 불허한 적 있었으나, 이 회장이 수감 중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구속정지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건강 문제로 형량까지 감축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본래 2013년 7월에 1,600억 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은 지난 9월 원심을 깨고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배임 혐의와 관련한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형법상 배임죄는 특경자법보다 형량이 낮기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한 형량은 고법이 내린 징역 3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변호인단은 이 회장이 건강문제로 수감생활을 할 수 없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 이 회장이 부친 이맹희 전 제일비료 사장 사망시 빈소를 지키지 못했고, 척추골절로 입원 중인 모친 손복남 CJ제일제당 경영고문의 병문안도 가지 못해 불효자란 자괴감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대법원의 특경가법 적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검찰은 2심에서 "배임죄는 신뢰관계를 배신해 이득을 얻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이 본질이므로 손해 발생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는 것"이라며 "CJ재팬이란 법인이 회사 재산을 임직원에게 믿고 맡겼는데 이를 배신해 사업상 아무 상관없는 회장 개인의 부동산 투기를 위해 대출받고 거액의 보증채무까지 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은 페이퍼컴퍼니인 '팬 재팬'이 빌딩을 보유해 임대사업을 하고 있어 대출금을 자력으로 갚을 수 있고 원리금을 상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그런 논리라면 대출사기에 이를 정도가 되지 않는 한 이득액 산정은 불가능해 가중처벌이 안 된다는 것"이라 반박하며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다.
사법부의 '재벌 편향'에 반감을 갖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 여러 재벌 총수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을 살지 않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사법기관의 판결을 불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징역 3년을 선고받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집행유예 5개월로 감형된다는 '재벌 3∙5 법칙'이 비아냥거리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이 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감형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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