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싱글 데이 성공, 공으로 얻은 것 아니다
중국의 '싱글 데이' (중국명 광군제, 光棍節)는 크리스마, 신년 시즌에 필적하는 중국의 대규모 할인 행사다. 지난 1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이 날 하루 동안 143억 달러 (약 16조 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맞서 '내수'를 살리겠다던 중국 정부의 계획이 현실화된 것이다.
11월 11일 싱글데이는 마케팅적인 면에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본래 이 날은 1990년대 중국 대학생들이 만들어낸 '독신자의 날'이다. 솔로임을 뜻하는 숫자 '1'이 네 개 연속해 있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상대방을 위한 소비'가 아닌 '나를 위한 소비'를 추구하는 이 날은, '자신에게 투자한다'란 모토에 힘입어 매년 소비유통업계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알리바바는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50% 이상 가격을 인하하는 대규모 할인 정책을 내세우는 동시에 '당신을 기다리는 600만 개의 훌륭한 제품이 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독일의 식품기업 메트로(METRO), 영국의 세인즈베리(Sainsbury)로부터 키위, 랍스터 등 중국인에게 이국적인 수입품을 공급받아 싸게 판매했다. 마침 수입품 관세가 대폭 인하돼 수입에 대한 가격 부담도 적었다. 중국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은 건 말할 것도 없다.
온라인 쇼핑이 주된 소비 채널로 부상하며, 중국 내수 소비의 걸림돌이던 도시-농촌 간 인프라 격차 문제도 줄어들었다. 변변찮은 쇼핑센터가 없었던 중국 시골 지방에서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e커머스 전문가들은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소매 판매량이 GDP 성장률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거라 전망했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중국 청년층이 온라인 쇼핑문화를 확산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버링하우'와 '푸얼다이'로 불리는 이들 세대는 중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던 시기에 유년기를 보내 브랜드과 고급 제품을 지향하는 등 소비문화 익숙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시진핑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이 시행된 지난 5년 간 중국 소비지출은 14~15% 성장률을 기록했고, 여기엔 청년층의 소비문화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핀테크' 기술의 정착이 소비 진작에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서비는 '알리 페이(Alipay)'는 결재 과정을 단순화 해 매출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었다. 20대 후반 음악가 '리 하우'는 언론 인터뷰에서 "알레 페이를 사용하면 결재가 쉬워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건을 많이 사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알리바바 최대 온라인 유통 플랫폼 '타오바오'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쇼핑 기록에 따라 관심 가질 만 한 취향의 제품을 제시한다. 소비자가 소비량을 늘리도록 계속해서 권유를 하는 것이다.

국내 유통기업, 마음에도 없는 '할인 꼼수' 금새 들통나
이처럼 알리바바의 성공은 전략적인 기획과 다각적인 마케팅 기술을 기반으로 했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하면 개최되었던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는 정부의 등 떠밀기에 끌려온 유통 기업들의 마인드는 '한 철 장사' 수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는 점이 큰 실패 요인이었다.
소비자보호연맹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홍보한 온라인 백화점 3곳의 일부 제품이 할인 전후 판매 가격이 같았고, 대부분은 할인율이 5~15%에 불과했으며, 행사 종료 후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할인의 의미가 없는 행사였다는 것이다. 이는 각 백화점이 30~80%의 할인율을 홍보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또한 일부 제품의 경우 할인 전 가격을 과장해 할인된 가격이 본래 가격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행사 이루에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었다. 롯데백화점 같은 경우엔 홍보페이지와 상품 소개 페이지 상 할인 가격 표시가 다른 경우가 있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할인된 상품임에도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기존 금액을 기재하고 있었다.
잦은 할인행사와 할인율 과장으로 인해 소비자가 판매 가격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었다. 특히 가공식품이나 공산물 같은 경우 소비자 판매 가격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업체 간 가격에 일관성이 없는데, 가령 CJ의 모 가공 만두제품의 경우 홈플러스에선 할인가를 적용해 7,980원에 판매했는데, 이마트에선 행사 상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7,98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정부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내수가 진작되었다고 발표했지만, 기업이 타성과 적당주의를 버리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을 했다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적어도 기업의 '할인 행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사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