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증시가 27일 5% 넘게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25포인트(5.48%) 떨어진 3436.30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도 6.09% 폭락한 2184.11로 마감했다.로이터 통신은 이날 중국 증시의 낙폭이 지난 8월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6%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이날 중국 증시 급락은 중신(中信)증권과 궈신(國信)증권 등 대형증권사 2곳이 내부자거래 혐의로 중국당국의 조사받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중신증권과 궈신증권이 가격제한폭인 10%까지 떨어졌고, 증권업종은 7.5% 내렸다. 하이퉁(海通)증권은 거래가 중지됐다. 증권사들이 보유한 IT업종(-7.1%)과 이익이 감소한 산업업종(-7.2%)도 함께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대신증권 성연주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조사결과 발표에 증권주들이 먼저 폭락하면서, 이들이 보유한 IT업종과 섬유방직업종도 같이 빠져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증시와 실물 경제가 따로 논다.. 여전히 취약
포스코경제연구소는 지난 7월 발생한 중국 금리 급락 사태에 대해 중국 증시가 실물 경제와 괴리되어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폭락 원인은 중국 증시의 제도적 요인과 시장 미성숙에 있다. 중국은 1990년 12월에야 상해 증권거래소를 설립했고, 미국보다 200년, 일본보다 112년 늦게 유가증권시장을 도입했다. 아직 자본시장 성숙도가 낮은 편이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식거래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닌 투기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사회주의 특수성으로 인해 비유통주 문제가 시장 부담으로 작용해 증시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비유통주란 국가, 혹은 국유기업이 소유한 주식으로 시장 유통이 제한된 주식이며 전체 발행 주식의 66%를 차지했었다. 유통주와 같은 주식이지만 권리가 달라 '주식 권리 불일치 문제'를 초래해 증시 발전의 걸림돌이 됐으며, 중국 정부의 비유통주 개혁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물량이 부담으로 남아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도 시장형태를 기형적으로 발달시켰다. 중국 본토엔 상해와 심천애만 증권 거래소가 있으며, 홍콩에서 상장한 기업은 외국인 투자가 불가능하다. 한 기업 주식도 내국인이 투자 가능한 A 주와 내외국인 모두 투자 가능한 B 주로 나누어져 있다.
최근 주가 급등 촉발 주요 원인은 작년 11월 시행한 후강통 제도였다. 후강통(沪港通)은 홍콩과 상해 거래소간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로 후(沪)는 상해, 강(港)은 홍콩의 별칭이다. 후강통 제도 시행 후 주식시장이 추가로 개방될 것으로 기대돼 글로벌 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었으며, 중국 본토에선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참여해 중국 주가 급등 원인이 되었다. 2015년 상반기 개설된 신규 거래 계좌는 4,500만 개로 2014년 전체 개설된 1,600개의 3배에 육박했다.
문제는 실제 경제지표는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해 주가와 실물경기가 따로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중국 주가가 급등하던 작년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는 1990년 이래 중국 경제 상황이 최악이던 상황이었으며, 당시 주가와 산업생산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명백하게 역의 상관광계를 보이고 있다. OECD에서 발표한 중국 경기선행지수 추이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경제 지표가 줄곳 하향세를 그리는 탓에, 안그래도 취약한 중국 증시는 작은 외부 요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국 정부의 대처도 믿을 수 없다.
중국 주식투자 인구는 9,014명으로 총 인구 대비 6.6%에 불과해 54%인 미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시가총액 대비 GDP 비중도 50~60% 수준으로 미국(151%)나 일본(94%), 한국(85%) 등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주식이 가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5%에 불과하며 민간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도 고작 5%다. 실제 중국 경제 상황은 주가만큼 큰 변동을 겪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현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비록 증시 하락만큼은 아니지만 실물경제 하강 기조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금리 및 지준율을 인하 등 경기부양 정책을 계속했으나, 경제성장률이 7%대 이하로 하락하는 등 실물 경제 지표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원인은 제조업 중심이던 중국 수출이 경착륙 상황에 놓인 데 있다. 중국 수출은 수년간 큰 폭으로 둔화되다 올해 1~7월엔 마이너스 0.8%를 기록하였고, 지난 7월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8.3%로 크게 하락했다. 명목 GDP 통계를 보면 3차 산업은 11.1% 증가한 데 비해 제조업과 건설업 등 2차 산업은 1.8% 성장하는데 그쳤다.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을 이뤘던 길림, 흑룡강, 요녕 지방은 산업이 위축된 탓에 1.9% 명목성장률을 기록하며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전반적 경제관리능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아졌다. 지난 6월 시작된 주가 폭락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대주주 주식 매도 등 극약처방을 내렸으나, 투자자들이 증권 시장 신뢰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자본 이탈이 더 가속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중국 정부가 추가 시장개입이 없을 거라 선언한 뒤에야 사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추가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와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를 통합하게 운영하는 방침을 내놓고, 인사 이동을 계획하고 있었다. 싱가포르의 경제학자 '주 하오'는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 운용사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중복 규제 문제를 없애기 위해 통합할 필요성도 있다."라며 이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전에 증시 폭락이 재발하고 말았다.
중국, 공산당의 계획대로 재기할 수 있을까?
이처럼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세는 장기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가 이 상황을 방관하고 있는건 아니다. 그는 기존의 양적 중심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중국 경제를 질적으로 고도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전권의 계획은 부동산 투자를 억제해 투자과잉 문제 해고와 소비 촉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제조업 공급과잉을 해소해 서비스산업 및 7대 신흥전략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계에 닥친 중국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 볼 수 있으나, 중단기적으론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동안 중국 경제는 정부 주도 투자 환경과 지방정부, 부동산 개발업체, 금융기관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손쉽게 고성장을 이룰 수 있었으나, 소비 중심 성장으로 체질이 변하면, 임금과 자산소득 상승이 필요해 기업과 부동산이 큰 수익을 얻기 힘들다. 중국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75%에 달해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면 가계 소비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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