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신세계 인사, 여전히 오너 경영자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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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남매경영 시대?

신세계그룹이 3일 이명희 회장의 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43)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유경 사장은 1996년에 상무로 ㈜조선호텔에 입사했으며 지난 2009년에 ㈜신세계 부사장이 됐다. 6년만에 '부' 자를 떼고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신세계 그룹은 이외에 해성 그룹 전략실장 사장을 ㈜이마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마트는 김 부회장과 이갑수 영업총괄부문 대표이사의 공동대표 체제가 유지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 인천공항면세점과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전략실장에는 전략실 기획총괄 권혁구 부사장이 임명됐다.

㈜신세계 대표이사 장재영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이마트 식품본부장 최성재 부사장이,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로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패션 2본부장 조병하 부사장이, ㈜신세계TV쇼핑 대표이사로 전략실 CSR사무국장 김군선 부사장이 내정됐다. 전략실 임병선 상무, 임영록 상무, 한채양 상무, ㈜신세계 고광후 상무, ㈜이마트 김성영 상무, 남윤우 상무, 이용호 상무, 신세계건설㈜ 조경우 상무가 각각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이번 신세계그룹 임원 인사는 서울 시내 면세점을 따내면서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패션본부, 식품생활본부, 영업전략실을 상품본부로 통합 일원화했으며 ㈜이마트는 브랜드 매니저(Brand Manager) 조직을 신설해 신사업과 콘텐츠 개발을 가속화하도록 했다고 신세계는 전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인사제도에 따라 연차나 연공서열보다는 역할과 능력에 따른 새로운 인사모델이 반영돼 신규임원 승진자의 약 30%가 발탁 승진도 이뤄졌다.

이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신세계 측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 전반적으로 젊은 임원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져 보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신사업 및 미래준비를 추진할 수 있는 인적기반을 조성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기업 경영의 사령탑 역할을 여전히 기업 오너 일가가 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젠 한국 기업도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추구해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일 GS그룹 인사에서 재벌 3~4세가 핵심 이사진으로 승진했을 때도 제기된 문제였다.

ERRI경제개혁연구소가 국내 20개 재벌그룹 오너가의 승진연한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입사 이후 임원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6.57년, 사장이 되는 기간은 14.78년, 그룹 회장으로 올라서는 기간은 26.48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 3~4세의 경우 평균 28세에 입사하여 3.5년 만인 31.5세에 임원직에 오를 정도 승진이 빠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일반 대학 졸업자 직원이 평균 21년 소요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른 것이었다.

해외 선진국이라고 오너 창업 3세가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서도 현장에서 충분히 지식을 쌓은 해당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지 않는다면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의 경우, 창업자의 후손이 지분 등으로 간접적인 경영참여를 하려면 우선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월마트나 BMW 등에선 기껏해야 이사회의 비집행 이사, 감독이사회의 이사 등 경영권에서 배재된 직책만 맡고 있다.

오너가의 경영참여,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나?

물론, 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가 부정적인 효과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유 집중과 기업성과에 관한 연구 결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는데, 소유의 집중은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켜 기업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도 2000년대 초반까지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가족 기업이 매출, 고용, 기업가치 등에서 우월한 성과를 나타낸다며  경영적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국내 학계의 연구는 대부분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막강한 기업집단에 대한 가족경영을 대리인 문제를 방지하는 경영체제로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전문경영인에 의한 독립적경영체제가 보다 효율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등 이해관계자의 소유분산이 기업 가치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 3~4세에 대한 학자로 구성된 전문가의 인식도 조사 결과, 재벌 승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영권이 자녀에게 승꼐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도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6%으로 부정적 인식이 증정적 인식보다 4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점으론 '경영능력 미검증'(36.67%), '불법편법상속'(30.83%), '경쟁 없는 승계' (19.17%), '승계 과정의 불투명성' (13.33%) 등이 있었다. 이외에 '대중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줌', '가문승계경영 장기회 우려'등의 우려도 제기되었다. 장점으론 '경영권 안정'(47.17%), '기업의 예측가능성 향상'(39.62%)', 이외에 '경영에 대한 높은 책임감', '경영 및 사업의 지속성', '낮은 대리인 비용' 등이 꼽혔다.

물론, 재벌 총수 및 그 일가 모두가 불법과 관련되어 있거나, 오너가 2~4세 모두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승계받은 것은 아니며, 존경할 만한 기업인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재벌가가 보여준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한 모순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조세제도 및 복지제도 등 재분배 기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형성된,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평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능력을 중심으로 한  공정∙투명한 인사 정책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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