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끌은 FTA, 오는 20일 마침내 발효
13억 중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중국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20일 공식 발효한다. 한국-뉴질랜드 FTA도 같은날 공식 발효돼 양국 간 교역 확대가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한국과 중국 양국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 공한 교환은 김장수 주중대사와 왕셔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간에 이뤄졌다. 한-중 FTA 발효일이 20일로 정해진 것은 양측이 실무적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발효일을 20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한중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 이후 이행법령 국무회의 의결 등 국내 절차를 완료했고 중국 측도 이달 초 국무원 승인 등 비준 절차를 마무리했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 이후에도 장관급 공동위원회(Joint Commission)와 분야별 위원회 및 작업반 등을 통해 협정 이행을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상품은 품목 수 기준으로 우리 측은 92.2%, 중국 측은 90.7%에 대해 20년 내 관세가 철폐되고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 측은 91.2%, 중국 측은 85%가 20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농수산물을 포함한 초민감 품목은 양허 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됐다.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 시작 이후 14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2014년 11월 실질 타결됐으며 지난 6월 1일 서울에서 양측 간에 정식 서명됐다. 한중 FTA가 최초로 논의된 것은 2004년 9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경제장관회의 중, 한중 양국이 통상장관회의 민간공동연구 개시 추진에 합의하면서부터다. 이후 수차례 공동연구를 거친 뒤에야 한중FTA의 청사진이 드러났다. 그러나 무려 11년이 지난 2015년 연말이 되어서야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가 논의되고 있는 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협상에서 타결까지 소요된 시간이 한미 FTA는 1년 4개월, 한-EU FTA가 2년, 한-칠레 FTA가 5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배나 차이나는 시간이다.
양국간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차이 있었다
중국과의 FTA 체결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으나, 한중간 경제적, 정치적 이해의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 대중화경제권의 통합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었고, 그다음으론 아세안과의 경제통합을 추진했다. 무역협정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 간에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선진국과의 FTA 체결에 있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화학, 철강을 비롯한 많은 산업분야에서 한국에 비해 기술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FTA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일본보다 앞서 중국과 FTA를 체결해야 시장을 조기 선점할 수 있지만 ▲ 관세 인하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고 ▲ 제조업에서 중국산 중저가 범용 제품 수입이 급증할 수 있으며 ▲ 농림수산업 개방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협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한국이 높은 수준의 FTA를 통해 중국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FTA 협상에서 국내 제도개선을 다루는 것을 꺼려해 시장 개방 수준에 대한 의견 불일치도 있었다.
중국은 국내 제도를 통해 독자적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 직접적 수입규제 및 금지는 물론, 위생검열(SPS), 환경장벽, 통관절차, 투자장벽, 지적재산권, 투명성 등 갖은 방법으로 비관세 장벽을 쌓았다. 또한 과거 타국과 맺었던 FTA 조항은 지방정부(성)의 시행령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 일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세계은행 역시 중국이 신뢰성과 정치적 안정성, 효율성, 규제의 질, 법치주의, 부정부패, 제도 발전 정도가 매우 낮게 나타나 투자자의 소유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국가라고 진단한 바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세심하게 합의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한중 FTA가 정부와 기업의 기대 충족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는 기업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것이었다. 코트라 보고서가 한국 및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 FTA 개시 희망 시기'에서 56.7%(101개 사)가 '즉시'라고 응답했으며, '1~3년 후'와 '3년 이후'가 각각 12.4%(22개 사), 1.1%(2개 사)를 차지했다. 즉시 시작해야 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절반(50.9%)은 서비스업종이었다. 중국 측에선 한반도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선양, 상하이, 칭다오에 위치한 기업에서 '즉시'를 선택한 비중이 높았으며, (각각 82.4%, 42.9%, 42.1%) 기계류, 금속 및 비금속, 식품가공, 석유화학 등 제조업 기업이 대다수였다. 이는 양국이 무역상 밀접한 관계에 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수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FTA가 발효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중국 서비스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선진 글로벌 기업과 중국 기업들의 대(對) 한국 투자가 활성화돼 고급 일자리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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