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래에셋 + 대우증권, 노무라 뛰어넘는 글로벌 투자은행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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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섯 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섯 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섯 그룹 회장

미래에셋, 노무라, 골드만 삭스와 어깨 나란히 한다.

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4일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 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지를 받은 뒤 5영업일 이내인 내년 1월4일까지 입찰가격의 5%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야 하며, 1월 중에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월부터 상세실사와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계약을 마무리짓게 된다.

미래에셋이 인수하는 지분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천48만1천383주(지분비율 43.0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천956주(지분비율 100%)로, 장부가로 1조8천335억원 규모다. 산업은행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미래에셋이 제시한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정부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지난 21일 마감한 본입찰에서 2조4천500억원가량을 적어내 경쟁자인 한국투자증권, KB금융[105560]지주,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2천억원대, KB금융지주는 2조1천억원 이하를 베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매각가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3대 기본원칙과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에 따라 내부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인 이대현 부행장은 "비가격 요소에서 각 기관의 계획에 큰 차이를 두긴 힘들었고, 가격에서 차이가 있었다"면서 "입찰 접수 전에 정해둔 최저매각가격에서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만 하회했다"고 에둘러 설명했으며, "적정한 가격으로 진행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제시받은 가격에 만족한다는 것을 드러내며 "이사회에서도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037620]의 자기자본은 3조4천620억원(올 9월 유상증자 포함)으로 업계 4위다. 그러나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국내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여기에 업계 2위인 대우증권[006800]의 자기자본 4조3천967억원이 더해지면 전체 자기자본 규모가 7조8천587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증권사로 변신하게 된다. 그간 증권업계 1위이던 NH투자증권(4조6천44억원)과 3조원 이상의 격차를 벌리는 압도적 1위가 되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애초 대우증권 지분 인수가격은 1조1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매각으로 얻은 유동성은 산업·기업 구조조정과 중견기업 성장 지원, 미래 성장동력산업 육성 지원 등 정책금융역할을 수행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보유한 다른 비금융 자회사들도 내년부터 '신속·시장가치 매각' 원칙에 따라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대현 부행장은 "국내 자산관리의 선두주자인 미래에셋과 정통 증권업의 사관학교인 대우증권의 결합을 통해 초대형 증권사가 출현함으로써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의 신호탄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현주 신화' 연결점 찍을까?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KDB대우증권[006800] 인수를 계기로 스스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설정했다. 일본 노무라를 뛰어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미래에셋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일개 평사원에서 출발해 국내 최대의 금융투자그룹을 일군 박 회장의 인생 역정에 비춰 아시아 1위로의 도약도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1958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은 1986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입문했으며,  이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년1개월 만에 과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1990년에는 32세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지점장'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전국 1위의 약정액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7년 7월 구재상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 8명의 '박현주 사단'과 함께 미래에셋캐피탈을 세운다. 그리고 그 이듬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호'를 선보이며 '대박'을 터뜨렸다. 은행 예금 위주의 저축문화를 적립식 펀드 위주의 투자문화로 바꾸는 데도 가장 크게 기여했다.

1999년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한 뒤 2003년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홍콩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선 이후 2006년 인도, 2008년 미국과 브라질, 2011년 캐나다와 호주, 대만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2012년엔 콜롬비아 법인을 설립했다. 2005년 설립돼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생명[085620]도 어느덧 '은퇴설계의 명가'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7년 시중 자금을 싹쓸이하며 펀드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몰빵 투자' 논란 속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좌절의 시기를 겪기도 했으나, 국내 1위 증권사 대우증권과의 '합체'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로서 뿌리를 내리고 샐러리맨 신화의 '화룡점정'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미래에셋은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 세전이익 1조원, 세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음은 이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 계약에 차질이 생길 때에 대비해 차순위도 선정했나.

    ▲ 차순위 대상자는 선정 안했다. 현재까지 제출된 서류나 매도실사 과정에서 크게 딜에 영향 줄 만한 사안은 발견하지 못했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 혹시라도 무산되면 어떻게 되나.

    ▲ 그러면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재입찰 등)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따져 봐야 한다.

    -- 정확히 입찰 가격을 알려줄 수 있나. 미래에셋의 장점은 무엇을 꼽았나.

    ▲ 양해를 구하고 싶다. 우리가 입찰과 관련해서는 기밀유지협약을 맺고 있다. 구체적 가격은 밝힐 수 없다. 양해해 달라. 다만, 미래에셋이 가격에서 가장 고가 제시했고, 비가격 측면에서도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좋은 계획 많이 냈다. 물론 KB나 한투도 나름대로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계획을 냈다. 여기서 탈락한 쪽의 계획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미래에셋이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자산관리, 자산운용분야에 탁월한 역량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과 리테일에 높은 역량 있는 대우증권이 결합하면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생각했다. 정부에서도 증권사에 리스크를 지고 하는 기업금융 등으로 문호를 개방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자본금이 커진 만금 그런 플레이가 가능할 거다. 아울러 대우증권이 IB 쪽에 강점이 있다. 우리와 15년간 관계사 유지하는 동안 그런 역량 많이 키워 왔다. 그런 것이 해외를 지향하는 미래에셋과 결합해 자본시장에 역동성 제공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가 평가하면서 가진 생각이다.

    -- 비가격 요소에서도 미래에셋이 1등이었다는 뜻인가.

    ▲ 비가격 요소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는가. 3개 기관이 나름대로 인수하면 어떤 계획으로 하겠다는 게 있다. 3개 기관 모두 유수의 금융사이고, 그 계획을 어느 것이 낫다고 큰 차이 두긴 힘들었다. 아무래도 가격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격요소가 아무래도 가장 큰 요소였다.

    -- 결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은 있었나.

    ▲ 선정의 최종 결정권자는 우리 이사회다. 회의 하면서 이견 없었다. 자문사나 실무자들이 잘 진행해서 현재까지는 무리없이 진행했다. 이견 없었다. 만장일치였다.

    -- 산업은행에서 입찰 전에 내부적으로 정한 예정가격은 얼마였나. 인수 가격에는 만족하는지.

    ▲ 내부적으로 최종입찰 접수 전에 자문사들과 협의해서 최저매각예정가격을 결정해 놓은 바 있다. 그 가격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이번에 4개 입찰자 가운데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그 가격을 하회해 결격자로 분류했다. 가격수준 자체가 어느 정도여야 만족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적정한 수준에서 적정한 가격으로 진행하게 돼서 다행스럽다.

    -- 대우증권 노조가 우려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무리해서 대우증권이 자산매각 대상이 되지 않느냐, 인력 구조조정이 있는 것 아니냐 등이다.

    ▲ LBO에 대한 우려가 언론에서 제기되니 미래에셋에 서 그게 아니라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 일반론에서 이야기하면 소위 주식담보대출, 즉 인수자가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논란에서 자유롭다. 그간 LBO에서 논란된 것은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M&A 하는 사례였다. 미래에셋이 발표한 내용처럼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문제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법률 의견이 있다. 인력구조조정도 미래에셋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 않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그런 계획을 받았다. 노조 문제는 앞으로 잘 얘기해 가면서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본다. 아무래도 M&A 당사자가 됐으니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이해한다. 여러 경로로 충분히 이야기 들으려 하고 있다.

    -- 산은캐피탈 매각 일정은.

    ▲ 산은캐피탈은 이번에 한 개 기관만 응찰해서 유찰됐다. 준비되는 대로 내년 1분기쯤 다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 내년 비금융자회사 매각계획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정책금융 역할강화 방안에 따라 매각할 수 있는 투자자산들은 신속히 매각할 계획이다. 어느 것을 어느 시점에 매각하느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회사별로 상황이 다 다르다. 시장 상황도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시점이나 특정 대상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M&A 딜이라는 것이 특정 매물을 특정 시점에 팔겠다고 내놓으면 패를 내보이는 것 아니겠나. 우리도 이번 딜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태도와 의지는 확실히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비금융 자회사도 같은 자세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 금융위가 11월에 비금융자회사 중 KAI, 대우조선 등 매각 계획을 이야기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게 중론인데.

    ▲ 금융위나 우리나 뜻을 같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비금융자회사를 우리가 보유하게 된 경위가 대부분 기업구조조정 과정서 취득한 지분이다. 사실상 비즈니스 차원에서 우리와 시너지가 거의 없다. 우리가 그런 산업에 전문가적 식견이나 통찰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은 정상화되면 빨리 팔자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말씀하신 회사들이 다 개별적 사유가 있다. 그런 사유는 정부를 포함해 모든 이해당사자와 조율할 부분이다. 시기 등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말씀드렸듯이 신속히 매각하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해조정과정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 자회사 매각과 관련해서 금융위와 엇박자 있다는 느낌이 있다.

    ▲ 금융위와 엇박자가 난다고 전혀 생각 안한다. 우리는 정부 100% 소유의 회사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협의가 조화롭게 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이라 전체적인 경영방침, 방향이 정부정책과 순조롭게 조율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 대우조선 등 여러 문제로 자금 부족했는데 큰 돈이 들어왔다. 산은 건전성 등에 어떻게 도움 될까.

    ▲ 매각 대금은 내년에 들어올 것이다. 8월에 매각을 발표할 때도 이것이 올해 회계에는 안 잡힌다는 말씀을 드렸다. 당시 예상대로 올해 회계에는 영향 안 미칠 것이다. 내년에 매각대금 들어오면 우리가 중견기업과 예비중견기업, 미래성장동력,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에 사용할 것이다. 아무래도 대금 들어오면 이익에는 도움될 것이고 BIS 비율 등 재무안전성 높이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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