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금' 내용 구체화 되어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구(舊)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수많은 전쟁범죄 중에서도 최악의 인권유린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은 28일, 1991년 한국인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첫 위안부 증언 기자회견을 한 지 24년 만에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재단에 일본측에서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했다. 기시다 외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은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윤병세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 예산으로 자금을 일괄 거출해 양국 정부가 협력해 위안부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 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재단의 성격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아시아여성기금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여성기금이란 태평양 전쟁 중 일본에 의해 강제로 위안부에 동원된 여성에 대한 보상을 비롯한 여성의 명예, 존엄과 관련된 사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문제는 이 재단이 보상금을 정부 출자가 아닌, 일본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모집한 기부금 형식으로 부담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에 일본 정부가 아시아여성기금을 방패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실제로 1993년 고노 담화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문에 '정부'란 주어를 모두 빼고 군과 민간 업체가 자율적으로 모집을 한 것처럼 기술했다. 배상금 수준도 2,00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생활 후원금으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
이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지난 11월 한일 간 국장급 협의 개최 이전에 "아시아여성기금사업을 고려해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아시아여성기금에 대한 전면 거부를 했고, 국내에서도 '기금을 받으면 위안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거부 운동이 일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7년 아시아여성기금 운동을 종료하고, 지금까지 '할 만큼 했는데 한국이 받아주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10억 엔이란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도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신해 소송을 대리하는 김강원 변호사는 28일 합의안이 발표된 뒤 "소송을 계속 이어갈지는 당사자인 할머니들과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출연금 10억엔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최초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만 200명이 넘었고 상속인이 있는 경우도 있다. 출연 규모가 1천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소송에 참여한 당사자는 아니지만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가 이날 합의안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어 강한 불만을 표명한 것을 보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소송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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