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업무 및 중국 외교 전문성 갖췄던 인물
북한이 29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밝힌 김양건(73)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북한의 대남정책과 사업을 총괄한 북한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이다.
김양건 부장이 통전부장으로 기용되었을 당시, 세간에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의 인간적 거리가 인사에 도움이 되었을 거라 분석했었다. 국방위원회 참사 자격으로 김 전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양건 부장은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김 전 위원장의 면담에 배석했고, 김 위원장의 중국 대사관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국방위 참사 자격으로 6자 회담과 관련된 사안을 실시간으로 챙겨 왔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나 중국 대표단의 평양 방문과 관련된 사안을 직접 챙길 정도로 중국 외교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기도 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김 부장이 통일전선부장에 임명한 것이 핵실험 이후 소원했던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북한 권력 구조의 특성상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남북 문제에 대한 결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분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의선, 동해선 철도 시험 운행이 이뤄지고, 남북회담과 남북 관계가 순항하는 등 한반도에 훈풍이 불기도 했기도 했다. 특히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비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서 유일하게 배석해 김 전 위원장을 보좌했다. 2009년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조문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대남 라인이 잇따라 숙청되는 과정에서도 김 비서의 약진은 계속돼, 올해 2월에는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 주요 인사 등을 결정하는 핵심기구인 정치국 위원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최고위급 3명 중 한 명이었고, 올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북측 대표로 나섰다.
남북 고위급 접촉과 8·25 합의 이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수행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고, 담당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자리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8월 위기 상황 이후 한중, 미중 정상회담과 유엔 총회 등이 잇따라 열리고 각국 정상들이 북핵 포기를 촉구하며 북한을 압박하자 김 제1위원장이 관록과 경험을 갖춘 외교 베테랑을 가까이 둘 필요를 느낀 결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30일 현재까지 김 제1위원장은 모두 152회의 현지지도를 했고, 김 비서가 동행한 횟수는 30회로 황 총정치국장(79회), 조용원 당 중앙위 부부장(43회)에 이어 세 번째다.
대남 업무 앞으로 누가 맡게 될까?
새벽 이른 시간에 고위급 인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점에서 암살되었을 가능성이나, 권력암투의 희생물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군부나 정적 등이 사고를 위장해 계획적인 제거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 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통사고는 위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북한 특유의 파티문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밀리에 치러지는 북한 고위층의 파티에는 제한된 인원과 등록된 차량만 드나들도록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고위층들은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직접 운전해 파티장으로 간다고 한다. 파티 후 귀가 때는 만취 상태에서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는 항상 잠재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례는 꽤 많은데,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철봉 강원도당 책임비서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2013년 처형당한 장성택과 '장성택 사람'으로 꼽혔던 박명철 전 내각 체육상 역시 교통사고를 당한 적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에서 대남 업무는 누가 맡게 될까? 당장은 남북고위급 접촉에 직접 나선 경험이 있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으며, 과거 노동당 대남비서를 지냈던 김기남 노동당 선전선동담당 비서도 거론되고 있다. 오랜 기간 대미업무를 해온 강석주 노동당 국제부장이 대남업무까지 맡을 거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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