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견지에서 봐달라.".. 목적이 무엇이길래?
지난 28일 일본과의 위안부 교섭의 여파가 크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일 양국의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 내용을 설명하러 찾아온 정부 당국자에게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지난 29일 오후 2시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를 찾아 김복동(89)·이용수(88)·길원옥(87) 할머니를 1시간가량 만나 "정부의 가장 큰 원칙은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회복이었고, 가장 큰 세 가지는 일본 정부의 책임통감, 아베 총리의 사죄와 반성 언급, 피해자 지원 재단 설립이었다."라며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소녀상은 시민들이 한푼 두푼 돈을 모아 세운 것"이라며 "우리나라나 일본 정부가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며, 후세가 자라면서 '우리나라에 이런 비극이 있었구나' 하고 보고 배울 역사의 표시"라고 항변했다. 정부가 협상 타결 발표 전 의견을 한 번도 청취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소녀상 이전 문제도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일 외교장관에서 합의한 10억 엔(약 97억원)을 일본이 내기 전에 소녀상을 철거하는 구상에 한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했다. 아베 총리는 소녀상 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지층이 버틸 수 없으며 자신이 정치적으로 엄혹한 상황에 부닥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소녀상 이전에 합의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위안부 합의에 대해 "대승적 견지에서 이해해 달라."라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국제여론에도 위안부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대승적' 목표는 무엇일까?
지난 한일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양국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만큼,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과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지협정)협상에서 유지해 온 양국 통상협력 관계를 추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참여 결정까지 이어가길 기대한다는 발언도 했다. 양국기업간 제3국 공동진출과 액화천연가스(LNG) 공동 수급, 청년 및 청소년 교류 증진 등의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안도 나왔다.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경색된 한일교역, 해빙하는것이 정말 더 나은가?
실제로 한일간 교역량은 매우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한일 교역액(수출액 수입액)이 859억5천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2% 줄었으며, 2011년 역대 최대인 1천80억 달러(증가율 16.8%)를 기록한 뒤 2012년 1천31억5천900만 달러(-4.5%), 2013년 946억9천200만 달러(-8.2%)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의 우파 정권이 집권한 후 역사 갈등 문제가 더욱 심화된 것이 원인이다.
그렇다면 일본과 교역 폭을 넓히는 것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까? 2008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한중일 '3각 분업구조'로 재미를 봤다.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한 후, 이를 중간재로 가공해 중국에 수출하면, 중국은 완재품을 만들어 미국에 내다 파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한국에 의존하던 중간재를 자체 생산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국내 기업 역시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일본 역시 엔화 약세에 힘입어 해외로 나갔던 중간재, 또는 완제품 제조 거점을 자국으로 유턴시키고 있다. 한중일이 각 산업군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되어 분업 특수에 의존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의 대일 무역 수출특화 업종은 농수산물과 섬유 뿐이며, 만약 한일FTA가 성사되면 GDP는 0.07% 하락, 대일무역수지는 33억 달러 감소, 세계무역수지는 7억 달러가 감소할 거라 예상했다. 또한 한국 전자산업은 첨단 부품소재 부문에서 일본에 절대 열위에 있어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업계도 일본 완성차 수입 가격이 7~10% 인하될 것으로 예상돼 타격을 입을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반기계는 대일 의존도가 심화돼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은 양국 모두 공급과잉 상태로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업종으론 정밀화학, 섬유, 철강, 조선, 반도체 등을 꼽았다. 섬유의 경우 대일 수출 확대로 무역수지 개선이 기대되며, 정밀화학은 미생산 품목이 많아 영향이 미미하나, 화장품과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중소업체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철강, 조선, 반도체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돼 관세인하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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