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롯데마트 삼겹살 논란, 중소기업 동반성장지수 '우수'등급 받은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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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지난해 동반성장지수 '우수'받은 비결은?

지난해 11월, 롯데 신동빈 회장은 기업문화개선회의를 열고  "롯데의 상명하달식, 수직적 군대문화를 바꿔야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직원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획일적 출퇴근 문화를 바꿔 근무 효율화, 창의적 기업문화 조성 등을 꾀하고, 각 계열사 기업문화 개선 우수사례 공모전도 열고, 윤리경영과 관련한 별도의 홈페이지도 제작하기로 했다. 국민의 극심한 '반 롯데 정서'를 잠재워보려는 시도였다.

롯데가 목표로 한 변화는 대내적인 것에 그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사재 100억 원을 포함한 1천억원 규모의 청년 투자금을 조성하는 '롯데엑셀레이터'는 청년 창업자에게 창업 자금과 법인 설립 준비, 판로 개척 등 다양한 지원을 해 호평을 받았다. 경영자가 바뀐 만큼 롯데도 과거의 낡고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날 거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의 '갑질'이슈가 끊임없이 튀어나오며 '반 롯데'정서를 잠 재우기 어렵게 되었다. 이번엔 롯데마트가 할인 행사를 위해 협력업체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삼겹살을 납품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MBC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축산업계 대표 윤모 씨는 이 방송에 출연해 지난 3년 동안 각종 행사 때마다 롯데마트에 원가보다 싼 값으로 삼겹살을 납품해 100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겹살 데이인 3월 3일엔 물류비·세절비·카드판촉비·컨설팅비 등의 명목 비용을 모두 빼고 1㎏에 6천970원에 제품을 납품했다는 것이다. 당시 다른 거래처 납품가는 1㎏에당 1만4천500원 수준으로 차이가 매우 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지수인 '동반성장지수'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적 있어 충격이 더욱 크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6월 롯데마트에 대해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앞장서 실천하는 기업"이라며 '우수'등급을 주었다. 동반성장지수 우수 등급을 받으면 공정위 직권조사가 1년 동안 면제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동반성장지수 산출 과정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동반성장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각각 50%씩 평가 점수를 매겨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되는데, 공정위는 롯데마트는 30점대 초반 점수를 부여했으나, 동반성장위는 만점에 가까운 47점을 부여했다. 공정위 점수는 대기업 자체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반영해 점수를 부여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심사 대상 대기업의 1~2차 협력업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 점수를 내기 때문에 점수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이 소수 있더라도, 다수에 속하는 협력업체가 긍정평가를 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의 마지막 단계인 동반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선 해당 기업에 대한 감점, 등급 가등 등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여기에 참석하는 위원장 29명은 학계 등 공익 6명, 중소기업 11명, 중견기업 2명, 그리고 대기업 대표도 9명 등으로, 대기업의 입김이 거셀 수밖에 없는 구조라 평가가 공정히 이뤄지기 힘들다.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에게 위원장 동수를 무기 삼아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행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낮아진 단가는 행사 후 제품 단가를 다시 올려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보전해주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해당 업체에 대한 연간 매입금액도 평균 제조원가보다 항상 높은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업체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결정된 공정거래조정원의 합의액에 동의할 수 없어 공정거래위원회 추가 조사를 요청했다"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 정확하고 공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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