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서울시 중국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이같이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작년 10월 발표한 3.2%에서 석 달 만에 0.2% 포인트 내린 것이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예상치(3.1%)보다 0.1% 포인트 낮으나,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연구소 전망치보다는 높다.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4%로 0.3% 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배경에 대해 "중국의 외환시장 불안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주가가 상당 폭으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증시와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0원 이상 급등하는 등 출렁거리고 코스피는 1,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한국 경제는 곧바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최근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GDP 증가율은 2014년(7.3%)보다 낮은 6.9%에 그치고 올해는 6.7%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흥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세계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작년 10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때 국제유가를 배럴당 50달러대로 계산했지만 최근 국제유가는 장중 30달러선이 붕괴될 정도로 떨어졌다.
대외적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등 내수도 낙관하기 어렵다.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등 경기 부양책 효과가 올해는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 역시 소비를 억제할 개연성이 크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과거 고도성장기보다 많이 약해졌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0∼3.2%로 추정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잠재성장률 하락은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에다 기업의 투자 부진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친 것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한은이 그나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까지 떨어뜨리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조정한 것은 정부의 재정정책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큰 폭으로 낮출 경우 자칫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7개월째 동결했지만 앞으로 부진한 성장세를 끌어올리려고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또한 정부가 여전히 3%대 전망치를 유지하는 점이 한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아도 경제성장률 목표인 3.1%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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