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전단, 국민 동요는 없었다.
북한이 며칠 새 잇따라 대남 선전용 전단을 수도권지역으로 살포했지만 주민들은 동요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14일 대북전단을 수거한 경기도 파주시 성동리 윤종원(57) 이장은 연합뉴스에 "어제는 신고요령을 알리는 마을 안내방송을 하고 오늘은 이장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전혀 동요가 없고 오히려 무관심한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동리 노인회장 김종선(80) 씨는 "평생을 여기 살았는데 박정희 정권 때 '북한삐라'가 많이 떨어졌다"며 "당시에는 우리 대통령을 비난하는 삐라 내용에 분개해 주민들이 그걸 모아서 태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빠라에 대해선 "대부분 주민이 나처럼 큰 관심이 없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양시민 김모(28ㆍ여)씨는 "내가 사는 지역에 삐라가 떨어져 조금 놀라긴 했지만 전단 수준을 보니 너무 유치하고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다"며 "전단 자체는 우습다는 생각만 들어 별로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민 추모(31)씨는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뻔뻔스럽게 굴더니 유치한 내용으로 삐라를 뿌리는 행태에 너무 화가 난다"며 "우리 정부도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 해빙 기회를 제발로 걷어차버린 북한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남북 관계는 해빙 국면에서 완전히 이탈해버렸다. 당초 정부는 2016년을 남북간 본격적 대화 국면 진입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통일정책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었다. 실제로 8.25 남북고위급 합의 이후 남북 간엔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지난해 10월엔 이상가족 상봉까지 이루어졌다.
남북 관계 호전엔 북한측의 요구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에 있어서도 2016년은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에선 김정은 체제 5년 차를 맞아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제시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으며, 올해 5월 예정된 당대회에선 세대교체와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종합 국가비전과 경제계획이 발표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보아도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 등 북중 관계가 복원될 조짐이 보였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대화가 재개될 거란 분석도 있었다. 핵이나 미사일 같은 무력 도발보단, 외자유치를 위해 대외관계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있어선 실질적인 집권 마지막 해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늦어도 2016년 상반기에 가시적인 관계 개선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민생 인프라 지원 등 낮은 단계에서부터 평화통일기반을 구축할 용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행보로 봤을 때, 인도적 지원은 커녕 국제적 경제 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과 관련,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 달라야한다", "양자·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 제재조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 등을 각각 언급했다.
대북 제재 어떻게 진행될까?
지금까지 4차례 안보리 결의를 통해 도출된 대북제재는 크게 ▲ 금수 및 수출통제 ▲ 의심 화물 검색 및 차단 ▲ 금융·경제 제재 ▲ 단체·개인에 대한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분야로 구성돼 있다. 새 제재결의안은 이들 각 분야에서 기존 조치의 깊이와 범위를 확대하고 새로운 제재 요소도 도입해 포괄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금융·무역 분야의 추가조치는 핵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게" 북한의 돈줄을 죄고 불법 교역을 실질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존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등 결의가 금지하는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재 회피를 위한 '벌크캐시'(대량현금) 이용도 포함된다. 금융제재 강화는 대북 금융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를 기존 결의보다 폭넓게 규정하고, 불법적 금융거래에 대한 국제적 감시 체제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정부, 기업, 은행 등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거론하나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안보리 차원의 제재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한 무역 분야의 조치는 무기·사치품 등 북한과의 금수 대상을 확대하고, 이들 물품이 오가지 못하도록 의심 화물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며 선박·항공기 이동을 통제하는 것 등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작성 중인 결의안 초안에 북한 선박이 각국 항구에 들어가는 것을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포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안보리가 북한 원자력총국 등 20개 단체와 12명의 개인에게 부과하고 있는 자산동결·여행제한 대상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이미 지정한 정찰총국 등 북한의 핵심 국가기관이 들어갈 수 있을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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