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뒤쳐지는 순간 밀려나...전략적 접근 필요할 때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수요국인 중국은 계속해서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09년 미국을 제친데 이어 2013년엔 단일 국가 최초로 판매량 2천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엔 2,350만 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해 전년 대비 6.8%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내수 판매량이 고작 150만 대에 그치는 한국 시장에 비해 무려 15배 이상이나 높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중국 토종 브랜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0년 46%에서 2014년 38%로 8%나 하락했으며, 특히 세단형 승용차는 같은 기간 31%에서 22%로 점유율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자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과 눈높이가 계속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토정 브랜드 제조사들이 글로벌 업체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따라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SUV 시장이 급성장한 덕에 지난 한 해 동안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늘어나는 차량 수만큼 심각해지는 대기오염도 고민거리다. 자체적으로 차량 홀짝제 운행과 학교 휴교, 기업의 탄력적인 출퇴근 제도 도입, 대기오염 배출 공장 조업 활동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지난해 12월 대기오염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가 발령된 데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350조 원가량의 예산 중 고작 15%정 정도만 집행이 되는 등, 중국의 대기 환경 문제는 여전히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 육성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특단책이었다. 이미 기술 성숙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인 내연기관차 대신, 아직 기술 개발 단계에 있는 전기차에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기술에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으면 60%에 이르는 대외 에너지 의존도 역시 줄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누적 보급대수 5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의욕적인 목표 아래, 친환경 차량 구입자에게 약 10만 위안의 보조금과 10%의 세금 감면, 중국 전역에 12,000개의 충전소와 450만 개의 충전설비를 구비하는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의 각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에 8,159대에 그쳤던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2015년엔 22만대를 넘는 등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약 30배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은 매년 전년대비 3~4배 규모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다. 게다가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0.6%에 불과해, 정부의 육성 의지에 따라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더불어 신이 난 것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다.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4년 3,564억 원 수준에서 연평균 57%의 성장을 거듭해 2020년엔 6조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 미국이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한 것과 달리, 중국 시장은 순수전기차(EV)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 상대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더욱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환경은 국내 전지제조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가속화했다. LG화학은 중국 남경에서 순수 전기차 5만 대 이상, PHEV기준 18만 대 이상에 공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올해 10월 말 준공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4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삼성 SDI 역시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중국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말 순수 전기차 4만 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1단계 생산공장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테크놀리지를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중국 전역의 배터리 생산을 독점할 수는 없다. 중국 정부가 외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내에 전기차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외자기업 지분이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외국 배터리 업체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서둘러 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중국 내 시장의 전기차 제조사-전지 제조사-전지 소재 기업 간 협력관계를 모니터링하고, 중국 내 로컬 강소기업과의 협력을 늘리는 등의 새로운 전략적 옵션을 검토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이란 나라가 매력적인 수요시장임은 분명하지만, 자칫 한 발을 놓치면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사업 투자 시 리스크 요인을 더욱 신중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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