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순을 앞둔 배재환(77)씨는 하루에 8∼10시간 택시를 운전한다. 1965년부터 택시업계에 종사해왔고 개인면허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법인택시 영업을 한다.
배씨는 "건강하지 못하면 이 일을 할 수 없어 산에도 다니고 관리한다. 힘든 걸 전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할아버지 택시기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전체 기사 4명 가운데 1명꼴이다. 17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시내 택시 운수종사자 총 8만5천972명 중 65세 이상은 2만1천320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만3천908명으로 전체의 41.7%를 차지해 가장 많다. 다음으로 60대(3만4천215명·37%)와 40대(9천344명·11.9%)가 뒤를 잇는다.
20대는 27명뿐이다. 이에 비해 80대 이상 운전자는 20대의 4배가 넘는 118명이다. 70대 운전자도 7천561명(8.7%)으로 30대(799명·1.1%)보다 훨씬 많다.
건강 상태가 양호한데 일찍 정년을 맞아 은퇴한 사람들이 '제2의 직업'으로 택시 운전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 생활을 끝내고 5개월 전 택시업계에 뛰어들었다는 이일렬(67)씨는 법인택시나 개인택시는 자신이 없었지만 최근 출범한 택시협동조합을 보고 바로 가입했다.
운전자들이 사주인 택시협동조합은 노란색의 '쿱' 택시를 선보여 최근 호평을 받고 있다. 기사들이 사납금 걱정 없이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운행하기 때문에 안전도와 서비스 수준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씨는 "승객이 별로 없어 수익이 그리 좋지 않고 하루 11시간을 일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이 나이에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있고 일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를 우려하는 일부의 목소리도 있다. 고령 운전자들은 심야 운전을 꺼리고 사고를 낼 확률도 높다는 부정적 시선 때문이다. 운전자 평균 연령이 60.4세인 개인택시는 심야 휴무율이 52%로 절반이 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택시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 운전자 비율은 22.2%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환경을 반영해 고령자의 운전면허 갱신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적성검사 연령을 70세에서 65세로 단축하고 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건의해왔다. 그러나 은퇴 후 제2일자리를 찾는 '건강한 노인'이 증가해 택시 운전자 고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배재환씨는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가 잦아진다고 언론에 보도가 나면 위태위태하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아니면 노인들은 정말 취업할 데가 없다"며 "요새는 노인들도 건강수준이 높아 자기 관리만 잘하면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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