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위험성 알고도 투자···넋놓고 국민주택기금 80억 날린 국토부

국토부

국토교통부가 웅진사태로 날린 국민주택기금 80억원을 증권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웅진 기업어음(CP)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투자하고, 이후 증권사에 매도 등을 지시하지 않은 국토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주택기금은 주택을 살 때 내는 주택채권과 청약저축, 정부출연금 등을 쌓은 자금으로 임대주택 건설, 전세자금 대출 등에 쓰인다. 결국 서민의 주거안정에 투입돼야 할 거액의 기금을 가만히 넋 놓고 있다 날린 셈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6일 국토교통부가 대우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토부의 상고를 기각하고 국토부 패소를 확정했다.

국토부는 2012년 7월31일 대우증권에 국민주택기금 여유 자금 500억원을 석 달간 굴려달라고 맡겼다. 대우증권은 국토부의 승낙을 얻어 300억원을 웅진홀딩스 CP에 투자했다. 그러나 웅진은 2012년 8월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CP는 부실채권이 됐다. 국토부는 300억원 중 220억원만 회수할 수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2014년 대우증권이 계약상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30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우증권이 웅진 CP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웅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에도 국토부와 대응방안을 협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1심은 "대우증권은 애초 웅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담긴 신용평가보고서를 제출했고 국토부는 이를 검토해 승인했다"며 "대우증권이 웅진 CP에 대한 설명의무나 다른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히려 국토부는 2012년 8월8일 웅진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걸 알았다"며 "그럼에도 대응방안을 대우증권 등과 모색하지 않고 막연하게 CP를 보유한 것은 국토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손해액 80억원을 돌려달라고 항소하며 자산운용약정 그 자체가 무효라는 새로운 주장을 폈지만 2심의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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