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현대상선, '폭풍우' 지나 '햇빛' 전망···용선료·채무 조정 파도 넘어 해운동맹도 낙관적

현대상선

폭풍우를 지나던 현대상선이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은 1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마지막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재조정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앞서 전날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거의 100% 동의률로 통과된 만큼 이날 채무재조정안도 무난히 가결될 전망이다.

총 다섯 건의 집회에서 출자전환이 논의되는 총 채권 규모는 8,042억원이며, 남은 채권 규모는 1,700여억원이다.

조정안은 회사채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이 성과를 냈더라도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해주지 않으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현대상선은 채무 재조정 실패로 법정관리로 갈 경우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무 재조정이 이뤄지면 주가에 따라서 원금 회수율이 최대 10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집회에서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문제없이 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고, 사채권자들도 정상화 가능성을 신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와 용선료 협상에서 결판을 내지 못하고 연이어 19일에 예정됐던 벌크선사 위주의 콘퍼러스 콜도 취소하면서 정부가 제시한 20일의 데드라인을 넘기며 위기감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벌인 용선료 협상에서 큰 진전을 보이며 가장 핵심이자 난관인 용선료 인하는 22개 해외 선주들과 피 말리는 협상을 벌인 결과 사실상 '타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 폭은 2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당초 목표치인 28%보다는 낮지만 어려웠던 협상 과정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상선은 작년 한 해 용선료로 총 9천760억원을 지급했고 이 중 컨테이너선이 70%를 차지한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용선료 인하 폭이 20%로 결정될 경우 연간 약 2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5개 컨테이너선주 외에 17개 벌크선 선주들에도 최종 제안을 제시하고 나서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르면 금주 내에 협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과 부산신항만터미널의 매각 대금이 유입되고 용선료 인하 협상과 채권단 및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부채비율이 최대 200%로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지만 영업력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용선료 인하와 채무조정에 이은 관문인 해운동맹 가입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출범할 예정인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의 초기 멤버에서 제외된 현대상선은 9월께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멤버로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 3개사는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가입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밝혔고, 1개 회사는 구두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에 가입하려면 소속 해운사 모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앞으로 2개 회사(한진해운·K-라인)의 동의만 얻어내면 '디 얼라이언스'에 무리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해운동맹인 CKYHE에 속해있다가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는 한진해운과 K-라인도 현대상선의 합류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와 채무조정 성공으로 재무적 기반을 다시 갖추고 해운동맹에 가입하게 되면 영업적 기반도 회복하게 돼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재무구조가 정상화되고 영업이익이 안정화되면 한진해운과의 합병논의도 다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선사와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채권단이 관리하는 양대 선사의 합병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다만 그 이전에 양사가 수익을 내는 정상화 궤도에 올라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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