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내 왕따문제'에 대처법 내놓은 현대 重, "구조조정 동의하면 '회사 앞잡이'"

현대중 노조

구조조정에 따라 설비부문의 분사를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간 집단 따돌림까지 발생하자 '왕따 대처법'까지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회사는 왕따에 대처하는 방법을 사내 통신망에 알렸다.

왕따 가해자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적극 알리고, 따돌림 행위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음성 파일, 동영상, 수첩 기록 등)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또 따돌림 때문에 심리적 압박을 받아 업무수행이 힘들 때는 부서에 알리고, 심리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조직 갈등과 분열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음주와 흡연 대신 퇴근 후 운동이나 등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라고 조언했다.

회사는 왕따 가해자 처벌 규정까지 홍보한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스웨덴, 프랑스, 노르웨이, 벨기에 등 해외에서는 직장 내 따돌림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지법이 발의된 바 있다.

폭언, 폭행, 공갈, 협박 등의 집단 따돌림 행위를 처벌한 판례도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피해자가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은 경우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내 기업은 취업규칙, 근무수칙, 윤리강령에 직장 내 왕따 금지 등을 명시하고 위반 시 직장질서 문란으로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중공업도 취업규칙 19조(기본원칙)와 21조(복무사항)에 '직장질서 문란행위 금지'를 명시하고 있으며, 왕따를 포괄적 의미의 직장질서 문란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자구안의 하나로 설비지원 사업 부문을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설비지원은 경영지원본부 조직으로 정규직 임직원 9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회사는 6월 들어 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분사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서명한 직원에 대해 집단 따돌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씨는 동의서에 서명한 뒤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그는 "동의서에 서명한 후에 동료들이 '회사 앞잡이'라며 출근해도 아는 척하지 않고, 밥 먹을 때도 따돌린다"고 하소연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같은 위기에서 고용을 보장해주는 게 어디냐"며 "그래서 당당하게 동의했다"고 말했다.

B씨는 분사 동의서를 작성했지만 아직 동료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그는 "작년에 제가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동료들이 수군거렸는데, 분사 동의서 때문에 또 따돌림 당하는 것이 두렵다"고 걱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분사에 대한 임직원 동의서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 문제"라며 "집단 따돌림은 개인의 자유와 인격을 침해하고 회사와 사회에 큰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직장 동료는 가족이고 삶의 동반자"라며 "우리 일터에서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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