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우조선·한진해운, '운명의 8월' 속 생존 위한 버티기에 총력

대우조선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이 '운명의 8월'을 맞아 '정중동'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겉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는 답보 상태지만 수면 아래에선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에 주어진 시간은 이제 단 3주뿐이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다음 달 4일까지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선박금융 만기 연장, 부족자금 마련 방안 등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부족자금 자체 마련'이라는 첫 번째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1조∼1조2천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부족으로 한진해운이 연체한 용선료, 항만이용료, 유류비 등의 규모는 이미 6천억∼7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한진해운이 7천억∼9천억원을 추가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4천억원 이상은 마련하기 어렵다며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은 비교적 잘 돼가고 있지만, 협상이 최종 타결되려면 부족자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선박금융 협상은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과 채권단이 부족자금을 놓고 합의를 봐야 '용선료 협상 타결→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순서로 회생을 위한 절차를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의 지원을 받아 핵심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유동화(1천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조양호 회장의 결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도 '소난골 인도 지연 사태' 해결이 미뤄져 유동성 문제를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은 경영난에 처한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드릴십 2기를 인도해가지 않아 1조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소난골이 영국 SC은행에서 드릴십 인도 대금을 조달할 때 무역보험공사가 전액 보증을 서도록 해 빠르게 배를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다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글로벌 채권은행 27곳은 소난골의 석유개발 프로젝트 수십 개에 대한 여신을 회수할지를 검토 중이다.

이들이 채무 상환을 유예해줘야 소난골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피하고, 대우조선도 1조원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채권은행들의 결정은 7월 말∼8월 초께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시기가 8월 중순으로 밀리더니 이제 9월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소난골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회사들이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면 최종 결정은 9월로 넘어가더라도 다음 주 후반부에는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검찰이 분식회계를 이유로 현 경영진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면서 운신의 폭마저 좁아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는 파산 때 경제·사회에 미치는 충격,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 채권단의 채권 보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검찰 수사와 별개로 채권단이 의지를 갖고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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