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교환사채 발행 때 투자자와 원리금을 보장하는 내용의 옵션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 금지를 위반한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14년 12월 한진해운이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계열회사인 대한항공이 이를 기초자산으로 해 교환사채 투자자와 차액정산계약을 체결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질의했다.
한진해운은 2014년 12월 한진해운의 보통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196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동시에 계열회사인 대한항공은 교환사채 인수자(이하 '투자자')와 동 교환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차액정산 계약을 체결했다. 차액정산계약에는 정산방법 및 우선매수권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 돼 있는데, 정산방법은 중간정산과 만기정산으로 구분된다.
중간정산의 경우 발행가액(5970원)의 120%(7164원) 이상인 경우만 가능하며, 정산차액은 대한항공과 투자자 간에 2:8로 배분한다. 반면 만기정산의 경우 정산차손 발생 시 해당 금액을 대한항공이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정산차익 발생 시에는 해당 금액을 투자자가 대한항공에 지급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차액정산 계약 공시만으로 볼 때는 정산이 대한항공의 콜옵션인지 아니면 투자자의 풋옵션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정산의무조항이 포함 돼 있다고 기술하고 있어 정산약정은 투자자들의 풋옵션인 것으로 경제개혁연대는 추정했다.
따라서, 결국 교환사채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해 중간정산이 이뤄진 경우 사채의 원금과 이자 뿐 아니라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의 일정부분(80%)을 향유하게 되는 반면, 주가가 하락해 만기정산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정산차액을 지급받으므로 원금 및 이자를 보장받는 구조다.
교환사채 인수자인 특수목적회사(SPC) 필레제일차(주)는 한진해운 교환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기초로 또 다른 유동화 회사를 통해 자산담보부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경제개혁연대는 보고 있다.
유동화 과정에서 동 교환사채 발행의 주관사인 유안타증권은 전자단기사채 매입보장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필레제일차(주)는 2015년 2~4월 중 전체 교환사채 32,830,7820 중 6,515,906 교환사채권을 매각했고 이 중 한국캐피탈⋅산은캐피탈⋅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그리고 친애저축은행에 총 4,991,620 사채권을 매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0조의 2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국내 금융기관의 다른 계열회사에 대한 여신과 관련해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법 제15조는 이 규정의 적용을 면탈하려는 탈법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원래 한진해운의 교환사채는 만기 30년의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됐고, 이에 대한 투자는 매우 큰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과의 차액정산 계약에 따라 그 투자자들은 사실상 만기 3년의 투자기간에 대해 (대한항공이 파산하지 않는 한) 최소한 원금과 연 6.2%의 이자가 보장되는 매우 안전한 투자를 하게 됐다"며 "이는 사실상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교환사채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한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한 한진해운 교환사채의 최초 투자자인 필레제일차(주)는 공정거래법 제10조의 2가 규정한 국내 금융기관에 해당되지 않으나, 동 교환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련의 유동화 과정에서 매입보장약정을 제공한 유안타증권, 그리고 필레제일차(주)로부터 교환사채를 일부 매입해 최종 투자자가 된 한국캐피탈⋅산은캐피탈⋅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친애저축은행 등은 모두 국내 금융기관에 해당한다"면서 "결국 대한항공과 이들 국내 금융기관들은 자본시장의 복잡한 거래 기법을 활용해 공정거래법 제10조의2 채무보증 금지 규정의 적용을 면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공정위에 질의서를 보내 ▲한진해운 교환사채를 금융기관이 전액 인수했다면, 대한항공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최초 인수자인 필레제일차(주)는 공정거래법 제10조의2에서 정한 국내 금융기관에 해당되지 않으나 이후 거래 등을 통해 필레제일차(주)가 보유하던 교환사채권 중 일부를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하게 됐다면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채무보증 금지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 ▲최근 자본시장 거래기법의 발달로 각종 유동화증권의 발행 및 차액정산계약 등의 옵션 거래를 통해 공정거래법상의 채무보증 금지 규정을 사실상 우회하는 다양한 거래 관행들이 나타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공정위의 입장 및 보완대책 등을 질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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