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초긴축들어간 브라질...'룰라'시대 정책 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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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룰라 전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집권 노동자당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룰라(오른쪽)와 호세프 대통령

저유가와 올림픽 개최로 재정난을 겪는 브라질이 고강도 예산 동결에 직면했다. 브라질 하원이 정부 재정 건정성을 높이기 위한 개헌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야권은 반발하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이라고 탄핵 후 처음 가진 정치행사서도 개헌 시도를 비판했다.

브라질 하원은 25일(현지시간) 7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정부가 제출한 긴축 개헌안을 2차 표결에 부쳐 찬성 359표, 반대 116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개헌안은 앞으로 20년간 예산지출을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것이 핵심으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하원을 통과한 개헌안은 상원으로 넘겨졌으며, 상원에서도 2차례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은 예산지출 동결이 경제 침체의 원인인 공공재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린 '민주적 법질서 와해에 반대하는 전 국민 행동' 행사에 참석한 이날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테메르 대통령이 추진하는 고강도 긴축조치를 두고 "긴축조치는 보건과 교육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그동안 이룬 사회정책의 성과들을 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룰라시대의 유명한 볼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 정책으로 빈곤층에게 생활보조금을 지원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낼 것. 단, 결석률 15% 이상이면 지원 보류라는 조건을 걸었다. 이에 학교 출석률은 큰 상승을 보였고, 반대로 어린이 노동 착취는 줄어들었다. 또한 극심한 가난에 의해서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한 아이들에게 영양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극빈측의 감소와 중산층의 증가로 나타났다. 내수시장을 발전시켜 기업의 이익과 궁극적으로는 전체 경제에 커다란 도움을 주게 되었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 룰라가 재직한 2003∼2010년은 세계의 원자재가 호황을 누린 시기다. 원자재가 풍부한 브라질의 경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8%로 25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경제는 방만한 정부지출과 공공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의 영향을 받게된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006년 55.48%, 2009년 59.21%, 2013년 51.69%에서 올해 8월 말에는 70.13%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90%대에 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재정수지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잇달아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다.

룰라의 기소도 변수다. 부패 스캔들로 상처를 입었으나 룰라는 여전히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대선 주자들을 상대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룰라는 지난 7월 이후 부패 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또 브라질 연방경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800만 헤알(약 29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룰라의 후계자인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 소송도 브라질 대법원이 기각해 법적 절차를 통해 대통령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대외여건 악화에서 촉발된 브라질의 전례없는 고강도 긴축은 그동안 이어온 룰라의 정책의 종말을 뜻할 수 있다. 야권은 긴축 개헌안이 통과되면 교육과 보건 등 분야의 예산이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생 분야의 투자 축소가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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