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경제재제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영유권 문제를 역이용함으로써 일본을 돌파구로 선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0년 넘게 소극적으로 대해온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를 비롯 여러 현안에서 일본과 논의를 게속한 것을 넘어 대규모 경제협력을 요청한 것.
일본 요리우리신문(讀賣新聞)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1조7천억엔(약 18조5천억원) 규모의 극동지역 경제협력을 최근 일본 측에 제안했다.
18항목으로 구성된 러시아 계획안은 에너지, 운송, 우주사업, 의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할린에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 전력과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송전망과 가스 파이프라인을 설비하는 거대 프로젝트와 이 두 지역을 잇는 교각 건설이 포함됐다.
시베리아 동부 하바롭스크 항구 설비를 현대화하고 탄광과 석탄하역항, 목재 가공공장, 국제공항 시설 보수, 농산물 공장 등을 확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같은 내용들은 일본 기업들의 검토를 거친 것이며 일본국제협력은행(JBIC)도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전했다.
러시아는 EU와 미국의 경제제재 중에서도 특히 금융제재로 많은 타격을 입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기관에 관련된 인프라 건설 사업 등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및 융자가 정지됐다. 금융기관을 포함한 러시아 기업이 발행한 30일물 이상의 채권 등이 구입금지대상에 올랐다.
금융시스템 발달의 역사가 짧고 은행 금리도 높은 러시아로서는 대형 프로젝트의 자금을 역외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금융제재로 인해 대형 투자활동이 힘들어졌다. 특히 러시아 경제의 근간을 떠받치던 석유 및 천연가스 프로젝트에서 기술과 자금 유입이 제한되면서 러시아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때문에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유럽에 가까운 서부 지역 중심으로 발전을 꾀해 왔으나, 유럽과의 관계가 악화된 지금은 그간 소외돼 왔던 극동지역에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엔저를 통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렸기 때문.
여기에 일본에서 쿠릴 4개 섬 반환과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에 적극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등장 일본의 대규모 경제협력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전후 70년이 지났는데도 (러·일)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이상한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북방영토 반환에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올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극동지역 진흥과 의료 분야 등 8항목의 경제협력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사업 규모만 해도 6천억엔(약 6조5천억원)
여기에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은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인 스베르방크에는 40억엔(약 440억원)을 연내 개별 융자에 나선다. 미국과 EU의 경제재제로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신규융자가 금지된 중인데다 통상 민간과 공동융자를 고집해온 JBIC의 다른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에는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관장하는 장관 직제를 설치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영토문제에 사활을 건 일본과 경제문제 해결이 시급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떨어지면서 오는 12월 15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열릴 양국간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소치서 악수하는 아베(왼쪽)와 푸틴 [AP=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1/47/914791.jpg?w=800&h=0)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