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생존 의구심'에도 또 다시 대우조선 살려둔 정부,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 '맹탕' 대책 지적

대우조선해양

앞서 국내 조선업계 '빅2' 개편 등 정부가 31일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 것과 달리 실상은 '맹탕' 대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의 처리 방안 등을 담은 방안을 당초 8월 말 경에 내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좀 더 큰 틀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두달이나 시간을 더 끌었지만 막상 이날 내놓은 대책들은 그간 거론됐거나 이미 발표된 내용들이 다수 담겨있는 것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조선업계는 물론 국내 산업계 전반의 큰 관심사였던 대우조선 존폐 여부와 관련해서는 핵심적인 내용이 없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내놓은 보고서 초안에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평가 내용이 담겨 잇었던 만큼 이날 정부의 방안을 받아본 조선업계는 근본적인 처방전이 빠졌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이날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한 번도 (대우조선을 빼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중심이 되는) 2강으로 가자는 얘기는 없었다"고 밝힌 것에서 보듯 정부는 애시당초 대우조선을 제외한 방안 자체를 고민하지 않았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우조선 처리 방안의 핵심은 상선 등 경쟁력 있는 부문으로 효율화를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의 매각(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인력을 포함한 건조능력을 대폭 축소하고, 비핵심자산은 모조리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전에 발표된 내용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다음주에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국책은행 중심의 자본확충 방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역시 큰 틀의 처리 방안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는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구노력을 보인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에 불과하다.

부실규모가 큰 해양플랜트 사업도 구체적인 방안 대신 '점진적인 축소' 정도여서 실효적이고 강도 높은 대책이냐는 의문는 남는다.

이와 관련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지극히 전망이 없다"면서도 "대우조선이 수주해 인도하지 않은 해양플랜트가 17척 되는데 인도 시까지 설비를 가동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했던 근본 원인인 공급 과잉 문제를 제대로 손보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작년 10월 정부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4조2천억원을 지원키로 한 이후 대우조선의 상황이 별다른 진전이 없었는데도 특단의 조치가 부족했다는 의미다.

특히 대우조선의 독자적 생존에 의구심이 뒤따르는데도 자구노력만 강조하며 산업 전반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구조조정 책임을 차기 정권에 미루려 한다는 야권의 비판도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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