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해리티지재단이 되려면

윤근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향후 행보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전경련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에는 비선실체 최순실의 국정농단 게이트에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국회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최 씨에게 각종 현안과 관련해 돈을 주었고 이 대가로 특혜를 받았다는 것에 대한 의혹을 두고 질타를 받았다.

또한 이 의혹 핵심에 있는 전경련에 대한 탈퇴 의사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밝혔다.

전경련이 이처럼 질타를 받자 향후 해체 혹은 진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향후 모습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문회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전경련 해체에 대한 질문에 "각 회원에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며 "어떤 의견이 있나 들어보고 각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어떻게 전경련이 나아가야 하는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전경련은 이승철 상근부회장 주재로 임원 회의를 열고 이같은 상황을 공유했고 회원사와 의견을 조율해 조직을 쇄신하려는 움직임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 당시 전경련 탈퇴에 의견을 보인 총수들은 9명 중 5명이라는 점에서 해체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지 않다.

전경련은 지난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정축재를 이유로 기업인들을 구속한 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 설립한 이래 정부와 대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며 산업화에 기여했고 1998년 외환위기 때에는 대기업 간 사업조정을 주도하였다.

하지만 전경련은 1세 경영인 시대를 지나 2,3세로 시대로 넘어가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1988년 일해재단 자금과 1995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대선자금, 1997년 세풍 사건,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연루되었고 최근 들어 아버인연합 후원과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과정에서 모금창구를 자임한 것이 드러나면서 정권의 나팔수, 재벌 옹호단체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전경련의 향후 행보에 대해 경제단체보다는 보수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미국의 보수 성향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의 전환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청문회에서 “헤리티지 단체처럼 운영하고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쿠어스 맥주회사 사주인 조지프 쿠어스(Joseph Coors)의 재정 지원 아래 폴 와이릭(Paul Weyrich)과 1977년부터 이사장 자리를 맡고 있는 에드윈 퓰너에 의해 조직된 재단으로 진보성향을 브루킹스연구소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연구기관으로 전환함으로써 기업과 한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전경련을 두고 ”정경유착의 산물로 태어나 재벌의 기득권을 옹호하며 공정한 시장경제 발전의 장애물이 되어왔다“고 말한다.

특히 헤리티지 재단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임에도 외부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원에 있어 제한을 두고 있다.

전경련의 싱크탱크로 전환할 뿐만 아니라 존속하기 위해 대기업의 회비에 의존해온 기존 구조를 바꿔야 한다.

청문회에서 전경련에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의견을 넘어 탈퇴하겠다는 총수는 삼성과 SK, LG 등 3곳이다. 전경련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연간 예산은 400억 여원으로 이중 절반이 삼성 등 5대 그룹이 내는 회비에서 나온다.

이외 에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전경련의 향후 행보를 결정할 의견 수렴부터 쉽지 않다.

전경련은 15일 오전 7시 쇄신안 마련을 위해 30대 그룹 회원사 사장들로부터 의견 을 수렴하기 위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재계 순위 40위 이하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가진 데 이은 모임이다.

전경련의 미래를 논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지만 주요 그룹 관계자들은 불참했고 LG에서 부사장급 인사만 왔을 뿐이다.

전경련은 당초 10대그룹 관계자만 부르려 한 것을 30대 그룹으로 확대했음에도 간담회 참여가 부진하자 향후 개별 접촉 및 모임을 통한 통한 의견 수렴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경련은 향후 행보를 내년 2월 6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정기총회 전까지 결론을 내고 회원사들에게 승인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모금 및 설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과 재벌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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