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권한과 책임 일치 없으면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실현 가능성 없어"

박성민 기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미래전략실 해체 여부를 뭍는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에게 "미래전략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해체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 부회장 주변 참모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어렵게 만든 주변 간신배들과 똑같다"며 "주변에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쓰고 법적 근거가 없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전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그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없이 국내 계열사만 59개에 이르는 거대 기업 집단의 경영을 총괄/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같은 이유가 미래전략실이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때문에 '무늬'만 해체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인식이 주로 깔려있다.

미래전략실은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회장비서실로 설치된 이래 1997년 외환위기 후에는 구조조정본부, 2005년 삼성공화국 논란 후에는 전략기획실, 2008년 삼성특검 수사 이후에는 현재의 미래전략실로 개편 돼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해왔다.

계열사 업무를 총괄하며 막강한 권한을 누렸지만, 이건희 회장 일가의 차명상속과 불법 승계, 대선 비자금 등 각종 불법에 주도적으로 관여해 비난을 받았고, 특검수사 결과 이학수, 김인주 등 사령탑(당시 전략기획실)이 수감되는 일도 겪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미래전략실은 지난 해 삼성물산 합병 당시 불공정한 합병 추진을 주도하고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최근에는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뿐 아니라 최순실에게 직접 뇌물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미래전략실이 이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권한과 책임이 일치되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형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으로 문제가 발생해도 미래전략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법적 실체가 없는 미래전략실의 성격상 모든 의사결정이 비공식 절차와 비공개 방식으로 이뤄지므로 계열사 임원조차 구체적으로 누가 무엇을 결정했는지 알기 어렵다.

기록 증거가 남지 않아 당사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검찰 수사도 한계가 있고, 등기이사가 아니므로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상법상 업무집행 지시자로서의 책임 규정이 있기는 하나, 특정 업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하는데, 계열사 임원도 모르는 것을 외부 주주들이 입증할 방법은 없다.

이처럼 미래전략실 임원들은 법적 책임으로 부터 자유롭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법적인 책임은 공식적인 의사결정과 집행에 관여한 계열사 임원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이같이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가 미래전략실로 하여금 불법과 합법을 넘나드는 위험한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그 결과 끊임없이 법적·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스스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워온 것이라는고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등기이사로서 법적 책임을 지고 모든 의사결정의 주체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혁명적인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어떠한 변화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전략실 해체와 관련,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새로운 컨트롤타워 구축 방안이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여러 난제가 있어, 삼성이 당장 이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부회장이 현행 법령을 준수하면서 상당한 출혈(지분 지배력 감소)을 감수하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논란이 됐던 것 이상의 법적, 사회적 논란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삼성이 미래전략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무리하게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면 더 큰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제개혁연대는 판단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부회장이 추구해야 할 변화의 방향은 권한과 책임이 일치되는 투명한 의사결정구조, 주주 등 이해관계자 및 사회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며 "이는 미래전략실로 상징되는 가신 경영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논평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사실상 기획,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최순실에게 80억원을 지원하면서 이를 미래전략실에 사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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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삼성#이재용#미래전략실#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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