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박 대통령-최태원 SK 회장 사면 거래 의혹 교도소 녹음파일 확보

박성민 기자

2015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SK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측과 사면을 두고 거래한 정황이 특검에 포착됐다.

지난 11일 특검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최 회장과 김영태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최 회장의 사면 전 교도소에서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이 파일에는 박 대통령 측이 최 회장에게 "사면해줄 테니 미르와 K스포츠재단 지원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전달받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특별사면 공식 발표 사흘 전인 지난 2015년 8월 10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최 회장을 김 부회장이 찾아가 "사면을 해줄테니 경제 살리기 등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지 박 대통령 측의 요구를 전달받았으며 SK는 이를 수용한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이 입수됐다.

두 사람은 교도소 대화에서 박 대통령을 '왕 회장'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을 의미하는 경제살리기는 '숙제', '짐'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8·15 특사 명단에 포함 돼 2015년 8월 14일 0시에 출소했다. 이후 SK는 두달 뒤 박 대통령 주도로 미르재단이 설립되자 총 68억원을, 지난 해 1월 만든 K 스포츠재단에 총 43억원을 냈다.

6개월 후인 지난 해 7월에는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도 가석방됐다.

특검은 SK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100억여원을 지원한 것이 박 대통령이 최 회장을 특사로 풀어준 것에 대한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2015년 8·15 특사 일주일 전인 8월8일께 "SK 사면을 검토하고 특사의 정당성을 확보해줄 자료를 SK에서 받아 검토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 중순까지 8·15 특사를 전후로 김 의장과 이만우 SK PR 팀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안 전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및 통화내역에서 최 회장의 특사가 사전에 물밑 조율되고, 사후 "고맙다"는 사례 인사가 오간 내용도 확인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의 사면은 없다"는 대선 공약사항을 어기면서까지 최 회장을 특사로 풀어준 데 대한 보답 차원으로 SK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총 111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SK그룹은 "최 회장은 (사면 전까지) 수감 중이었고 사회공헌 의사 결정은 이사회 성격의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하기 때문에 미르·K스포츠 재단과 최 회장은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특검은 최 회장의 뇌물공여와 위증죄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최 회장은 회삿돈 600억을 횡령한 죄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7개월간 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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