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광구 우리은행장 "지주사 전환에 속도…인수합병 적극 추진"

민영화 이후 첫 행장에 내정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5일 오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상업·한일銀 출신 갈등, 객관적 인사평가 기준 세워 돌파"
"2년 임기 의미 없다…진퇴 전폭적으로 주주에 달려"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후 첫 '민선 행장'으로 내정된 이광구 행장이 이른 시일 내로 우리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행장은 25일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캐피탈, 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M&A)을 시작할 것"이라며 "보험·증권사 인수는 과점주주들과의 협력하면서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한화생명,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보험·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영업 연계 등 협력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 행장은 상업은행·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은 객관적인 인사 기준을 새로 세워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한일은행 출신 임원 수를 굳이 같은 수로 맞추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인사를 다시 하는 게 바르다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외부 컨설팅과 내부 논의를 통해 객관적 성과평가 기준과 인사 원칙을 6월 말까지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행장과의 일문일답.

-- 임기는 어떻게 결정됐나.

▲ 일반 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전폭적으로 주주들에게 달려있다. 2년 임기이지만 잘하면 4∼5년도 하고 못 하면 6개월 만에도 그만둘 수 있다. 임기는 민영화된 은행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매 순간 열심히 영업하겠다.

-- 우리은행을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는데.

▲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고, M&A 비용도 더 쉽게 조달할 수 있다. 그간 사외이사들과 지주사 전환에 대한 교감을 많이 했다. 지주사 전환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전환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으면 한다.

-- 우리은행 조직체계를 그대로 가져갈 계획인가.

▲ 1년간 시행해본 결과, 그룹장 제도가 수석부행장 체제보다 전문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합하다는 게 숫자로 검증됐다. 그룹장 제도를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의 경우 이번 설 연휴 때 잘 구상한 이후 큰 가이드라인을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하겠다. 가이드라인과 조직개편을 과점주주들과 협의하되, 임원 인사이동은 전적으로 제 권한이 될 것이다.

-- 그간 우리은행은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이 동수가 되도록 임원을 구성했다. 이를 없애겠다는 뜻인가.

▲ 굳이 동수로 맞추기보다는 객관적 성과 평가 기준에 따라 인사를 다시 시작하는 게 바르다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있었다. 일단 이번 인사까지 동수로 하되 외부 컨설팅을 통해 객관적 평가 기준, 인사 원칙 등 개선안을 6월 말까지 만들겠다. 이를 전 직원에게 알리고, 노동조합 등 직원 컨센서스가 생기면 12월부터 공정한 성과평가 원칙에 따라 인사를 하겠다.

연임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회견
연임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민영화 이후 첫 행장에 내정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5일 오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hkmpooh@yna.co.kr
--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사이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계획인가.

▲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우리은행으로 합쳐진 이후 입사한 직원이 70∼80%다. 영업조직에서는 영업을 잘해 실적을 높이는 직원이 가장 예쁘다. 누가 영업실적을 내면 예쁘고, 누구는 안 예쁘다는 것이 말이 되나. 재직 기간이 오래된 직원에 대해서는 일부 이런(계파) 정서가 있다. 우리은행 인사의 틀을 검증받아보고 공정한 평가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보완해나가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아직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이 있는데.

▲ 서금회는 단순한 모임이다. 정치단체도 아니며, 그렇다고 영향력이 있는 빅 네임(Big name)이 모임에 있는 것도 아니다. 명단도 회비도 없다. 단순한 친선 모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 우리은행의 인력구조가 항아리형이라는 지적이 있다. 앞으로 대규모 명예퇴직 등을 계획하고 있나.

▲ 우리은행이 인력구조가 항아리형 구조라는 게 일반적 평가인데, 이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이 600명으로 다른 은행보다 많아서 그렇다. 이를 빼면 피라미드형의 좋은 구조이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인력 구조조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매년 직원 700명이 자연 감소한다. 새로 채용하는 인력을 타 은행 평균으로 맞추는 등 신규 채용 인력을 조정하면 좋은 인력 구조가 나올 것으로 본다.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 대해서는 새로운 역할을 정립하거나, 새 역할이 적합하지 않다면 인력구조조정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본다.

-- 우리은행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은행보다 시장에서 입지가 작다. M&A 등 중장기적 계획이 있나.

▲ 계열사들이 자회사보다 수익성과 효율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올해 그룹장 제도가 2년차를 맞기 때문에 은행 경영은 그룹장들에게 맡기고 자회사 수익성 향상에 좀 더 깊이 관여하겠다. 좋은 기회가 생기면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 알짜 계열사를 더 둬야 하지 않느냐는 시장의 평가가 있다.

▲ 증권·보험 M&A에 대해선 논의를 아직 못했다. 캐피탈·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회사들의 M&A부터 시작할 것이다. 보험사의 경우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인수는 몇 년 후부터 생각하려고 한다. 보험사 인수는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될 것이다. 증권·보험사는 과점주주들과의 협력(co-alliance)하면서 인수를 순차적으로 할 것이다.

-- 과점주주 회사들과 구체적 협력 계획이 있나.

▲ 한화생명과 동남아시아에 동반 진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 좋은 사례다. 과점주주들의 동남아 네트워크가 은행보다 미약해 협업할 수 있는 좋은 분야라고 본다.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 비슷하게 내점 고객이 점점 감소하고 있어서 모바일 쪽으로 서로 얼라이언스를 맺는 게 좋다고 본다. 은행도 자산운용사를 보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키움·한국투자증권 계열사로 자산운용사가 있어서 이쪽 상품을 우리은행에서 우선 판매하도록 할 것이다.

-- 우리은행의 건전성이나 수익성이 임기 중 개선됐지만, 자기자본비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자기자본비율을 어떻게 높일 계획인가.

▲ 우리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말 현재 10.5%로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달성했다. 올해 1조3천∼1조5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 자기자본비율이 더 높아지게 된다. 올해 말 1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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