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셀러리맨의 신화 대우그룹, 신화만 남긴 창립 반세기

윤근일 기자

 ”저개발 국가에 희망“외친 김우중, 1년중 절반 이상 해외서
대우 해체 이후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통해 전직 임원들 모임

올해 대우그룹 창립 50주년해인 가운데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다음달 중순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그룹에 대한 관심이 나오고 있다.

대우그룹은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1967년 설립한 대우실업에서 출발했으며 설립 30년째되는 지난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 76조7천억원 규모로 커지며 당시 현대그룹에 이은 재계 2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우그룹은 다른 대기업집단의 총수가 재벌 출신인 것과 달리 셀러리맨 출신이라는 점에서 김 전 회장의 셀러리맨 신화가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CIA ”대우, 설립 이후 기적적인 성장 이룬 기적의 기업“◇

미국 CIA는 지난 1983년 한국의 3대 재벌 총수에 대한 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만든 바 있는데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대우는 1967년 설립 이후 경이적인 성장을 이루며 기적의 기업으로 알려졌고 김 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가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며 "김 회장은 1년의 절반 정도를 해외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CIA에 따르면 당시 대우그룹은 김 전 회장이 가장 큰 기회가 있다고 믿는 저개발 국가의 점유율 확대에 집중해왔고 김 회장의 기나긴 해외 일정도 이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김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자신의 자서전 제목을 통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말한 바 있다.

◇갑자기 해체된 기적의 기업...상반된 의견들◇

대우그룹은 지난 2000년 IMF 사태 여파로 해체되고 계열사들이 정상화되기까지 7년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대우그룹의 해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집필한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4년 출간된 이 책은 김 전 회장의 대우그룹의 흥망을 직접 자신의 입장에서 드러낸 것이어서 출간 당시 많은 관심을 받은 책이다.

김 전 회장은 대우 해체가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이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 김대중 정부의 경제관료들에게 밉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부름으로 청와대 경제정책 회의에 참석하게 됐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경제관료들의 정책에 반대하며 수출을 통해 IMF 체제를 조기 탈출하자는 주장을 하며 경제팀과 불화를 빚었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오후 별세한 강 전 장관은 지난 2014년 이 책이 출간된 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김 전 회장이 정부가 대우그룹 해체를 기획하고 실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경제관료들이 특별히 김 회장을 미워할 까닭이 없다"며 "그때는 경제가 파탄 나서 실업자가 넘쳐나던 때인데 경제관료들은 어떡하든 대우라도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김 전 회장에 대해 ”김 회장이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이해만 했어도 그룹 전체가 해체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그룹이 커졌는데 전문경영인 없이 혼자서 다 판단하다 보니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리는 '대우재단 학술사업 35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용원 대우 회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5.12.15

◇50주년 행사 가지는 대우인들...김 전 회장도 첫 참석할 듯◇

대우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전직 대우인들은 3월 22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대우그룹 출범 50주년 기념 행사를 할 예정이다.

해마다 대우그룹의 창립기념일인 3월 22일이면 그룹 전직 임원들 100~200명 정도가 모여 만찬을 겸한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전직 대우그룹 관계자는 "옛날 대우 사람들 400~500명 정도가 모여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함께 일하던 당시를 회상하고, 대우의 기업가정신을 계속 유지해보자는 회고와 다짐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0주년 맞아 목소리 내는 대우인들◇

김 전 회장은 2008년부터 주로 베트남에 머물면서 세계 경영의 명맥을 이으려는 취지에서 전직 대우임원들로 구성된 구성된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진행하는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특히 5~6년 전부터 베트남 등에서 대학생들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최근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창업과 취업에 나설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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