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지난 해 12월 9일부터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중인 황교안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정국의 시선이 쏠려있다.
그는 대통령에게 주어진 특검 연장을 승인할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번달 28일 끝나는 박영수 특검팀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향방이 정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黃 압박하는 野4당..."민의를 생각해야"◇
황 권한대행은 특검 연장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특검에서 신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드러냈다.
황 권한대행 측은 지난 2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로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며 특검 수사기간 연장에 대한 성급함을 드러내지 않았따.
입장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도 황 권한대행 측은 "그 시점을 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주일 남은 특검의 향방이 불투명해지자 국회는 분주하게 황 권한대행을 압박하는데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황 권한대행의 입장이 23일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특검법 연장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각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합의문에서 "황 권한대행은 특검법의 입법 취지에 맞게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즉각 승인해야 한다"며 황 권한대행은 오늘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이 오늘까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국회는 국민의 절대적 요구에 따라 특검법 연장 개정안을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회동에서는 야4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국민의당 김경진 대변인은 "국회법에 따르면 국가가 긴급 상황에 있거나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일 때 직권상정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이에 대해 정의당 심 대표는 문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냈고, 대통령 탄핵 사태가 사변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바른정당 정 대표 역시 '김정남 피살 사태'가 사변에 준하는 비상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요청을 승인하면 특검 수사기간은 30일간 연장된다"며 "황 권한대행이 이를 거부해 직권상정 등 다른 방법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키면 수사기간은 50일간 연장된다"고 설명했다.
회동에서는 탄핵 이후의 정국수습을 위해 국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與 "대선용 정치공세, 黃 국회요청 개의치 말아야"◇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특검 연장에 대한 야당의 움직임에 반발하며 정치공세라고 규정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특검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특검 연장요구에 대해 "협박이자 전형적 대선용 정치공세"라면서 "특검을 조기 대선에 활용하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과 관련해서도 "초등학생에게도 무슨 뜻인지 분명한 규정을 직권상정에 동원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직권상정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특검 연장) 승인 요청은 수사 기간 만료 사흘 전에 하도록 돼있다"면서 "야권이 황 권한대행에게 오늘까지 특검법을 연장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 것은 법에 맞지 않는 얘기다. 부당한 정치공세에 흔들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여야합의 강조한 권성동 법사위원장◇
야당은 과반이 넘는 의원수를 앞세워 특검 연장을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처음 넘어야 할 산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입장에서는 법사위의 관례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절차를 강조하고 나섰다.
권 위원장은 "현재의 특검법은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인 만큼 합의 정신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모든 특검법은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로 이뤄졌지 법사위 차원에서 결정한 전례는 전혀 없다"면서 "그러므로 이번 특검 연장법안도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 내지 여야 법사위 간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특검법에 의하면 수사 기간 연장 승인 여부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결정하는 것인데 아직 황교안 권한대행의 입장 표명이 없다"며 "이런 상태에서 여야가 합의했던 법률을 무력화하는 이 특검 연장법을 상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게 위원장의 판단"이라 밝혔다.
여야 합의에 있어서 법사위 위원인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반발을 넘어서야 하는 변수도 있어 황 권한대행의 움직임이 향후 정국 방향을 정하는 요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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