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쟁의행위 돌입한 한국씨티은행 노조..'점포 통폐합' 밀어붙이는 사측

박성민 기자
씨티은행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점포를 통폐합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며 16일 노조는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했다. 126개(출장소 4곳 포함) 영업점 중 101개를 통폐합하고 25곳만 운영하겠다는게 골자다.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남은 25곳(서울 13개, 수도권 8개, 광주·대전·대구·부산 등 지방 4개) 점포는 WM센터(5곳), 여신영업센터(4곳), 영업점(16곳)으로 재편하고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원격채널 등을 통해 고객 거래를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씨티은행은 대형 자산관리센터 위주로 점포를 통폐합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사는 8일과 11, 15일 세 차례에 결쳐 협상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정상적 영업을 위해선 100개 이상의 점포를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지만 사측은 1-2곳 정도만 추가 조절이 가능하며 예정대로 폐점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점포 폐점에 대해 사측은 경영권이 사측에 있으므로 노조와 논의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점포 통폐합은 조합원들과 고객들의 불편 등이 너무 크고 향후 수익성 등 존립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을 조합과 관계없이 내린다는건 조합원과 고객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조는 16일부터 정시 출퇴근, 보고서 금지, 신설 비대면 채널에 대한 행내 공모 면접 중지 등의 지침을 내린 상태다. 정시 출퇴근은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오전 9시 출근·오후 5시 정시 퇴근 시간을 엄수하기로 한 것이다. 매일 실적 목표치를 올리고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자가 체크해서 올리는 보고서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과 모바일 뱅킹 확산 등으로 은행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씨티은행의 생존 전략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씨티은행은 2004년 이후 점포를 200여개 유지해 왔으나 2013-2014년에 구조조정을 하면서 130여개로 축소했다.

점포 통폐으로 전체 직원 3500여명 가운데 폐점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직원은 800여명 정도다. 씨티은행은 공모과정을 거쳐서 이 직원들을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여신영업센터·자산관리센터로 보낼 계획이다. 이 중 신설되는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는 전화와 채팅 등 비대면 채널로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노조는 점포 통폐합이 결국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비대면 영업이라는 말로 미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는 데이터베이스를 뒤져서 상품을 살 것 같은 손님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을 파는 곳이다. 때문에 영업점 직원을 하루 아침에 콜센터로 보내는 것이라며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직무 전환은 결국 직원의 퇴사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영업점 통합 이후 직원 재배치와 관련해 사측은 직원들과 개별 면담 및 행내공모 제도 등을 통해 개인별 근무 희망지역과 직무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자율근무제 등 추가적인 지원조치 및 인사상 우대혜택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소재 영업점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경우 개인별 근무 희망지역과 직무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행내공모 결과에 따라 통합되는 지방 지역센터 및 영업점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되 정원이 초과되는 경우 원격근무 RM(Mobile RM), 지역 UPL샵 등에 배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씨티은행은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수도권 등 원격지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먼저 본인이 선호하는 직무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합숙소 또는 임차사택, 이사비용, 주말 가족방문 교통비 지원 등 규정에 따른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며, 그 밖에 추가적인 지원조치 및 인사상 우대혜택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며 "경기, 인천 지역 직원의 경우에도 행내공모 결과와 본인 희망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최대한 우선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가 사업 영역을 조절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은 아니겠으나 씨티은행은 점포 통폐합을 노사협의도 거치지 않고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씨티은행은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중심의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한 것"이라며 "소비자 금융 전략 이행 과정에서 은행은 임직원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으며,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에도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당행 임금 체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만 25년 근무 시 약 53개월에 달하는 추가 퇴직금제도의 상설을 요구하고, 경영권에 해당하는 영업점 통합을 반대하면서 협상을 결렬시켰다"며 "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임단협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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