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이 25일로 예정돼 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1심 선고에서 뇌물 혐의와 관련해 간접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자 메시지가 재판의 핵심인 뇌물 혐의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특검은 지난 달 25일 추가로 확보한 문자 메시지 80여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삼성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 관련 정보를 국가정보원을 통해 얻는 내용, 삼성 합병에 부정적인 국회의원들의 동향 파악에 대한 것이다. 언론사 간부들이 광고나 인사를 청탁하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삼성의 영향력과 정보력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났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 과정에서 장 전 사장의 문자 메시지를 확보했다. 이를 이 부회장 재판이 시작된 지난 4월 법정에서 공개했다. 당시 삼성의 현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함이었다.
특검은 국민연금공단의 삼성 합병 찬성 문제나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대응 논란, 삼성물산 주식 처분 문제 등을 삼성의 뇌물 대가이자 부정한 청탁으로 분류했다. 반면 이 부회장 변호인은 공소 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이고 대관 업무를하는 미전실 차장에게 많은 이들로 부터 문자가 오는 것은 이상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뇌물 사건은 직접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간접증거들이 유죄의 확신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부회장은 합병에 관심이 없었고 최순실·정유라 씨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7월 제출된 문자를 통해 미전실 사장이 합병과 메르스, 삼성물산 주식처분과 같은 현안을 직접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점들에 대해 이 부회장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검의 구형에 대해 8일 "삼성은 재판 과정에서 '우리 부회장은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 부회장은 바보'라는 전략을 구사해왔다"고 지적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지금까지의 법원의 판결, 삼성과 관련된 판결들, 삼성뿐 아니라 재벌 기업과 관련된 판결들을 보면 검찰에서의 구형을 넘어서는 판결은 거의 없었다"며 "대부분이 오히려 더 형량이 완전히 줄어든다거나 하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으로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거나 개인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경영승계 작업이 없었다"며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최후진술에서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냐고 의심을 갖는데 결코 아니다"며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면서 욕심을 부렸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이 부회장 일가에 이득이 생기면 생길수록 국민연금은 손해가 증가한다"며 "이 부회장의 '국민의 노후자금을 탐할 정도의 못난 놈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경영승계 부분과 관련 삼성은 "경영권 승계작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검이 만들어낸 가공의 틀"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상훈(경제개혁연대)·김도희(민변) 변호사는 2013년 이후 본격화된 승계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필요한 8조원의 상속세를 마련할 목적으로 2014년 삼성SDS를 상장했고,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상장에 이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이 25.1%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해 삼성전자 지분 4.1%를 가진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합병을 이용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힌 혐의(배임)로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도 판결문에서 "미전실이 이재용을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고 인정했다고 두 변호사는 말한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최순실 씨 등 국정농단 당사자들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1심 선고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이 22일 오전 이 부회장 선고 방첨권을 추첨한 결과, 방청 경쟁률이 15대 1을 기록했다. 30석 방청석 추첨에 454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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