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포항 지열발전‘이 지진의 원인? …의혹제기에 ’사업 중단 위기'

음영태 기자
지열발전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포항 지열발전이 지진 이후 일각에서 원인 제공자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중단 위기에 몰렸다.

일부 전문가는 "자연적 단층 활동에 인위적 요인이 겹친 게 원인일 수 있다"며 진앙에서 가까운 지열발전소를 지목했다.

특히 지난 23일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진앙을 지열발전소에서 2㎞ 떨어진 곳이 아닌 500m 인근으로, 깊이를 9㎞가 아닌 3∼7㎞로 수정해 의혹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지열발전소는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사업'의 하나로 2011년 국내 최초로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 일대에 국내 최초로 추진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서울대, 넥스지오 등 9개 기관·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0년까지 1천200억 원 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4㎞ 이상 깊은 땅속에 있는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려고 내년까지 433억 원을 들여 1단계(실증연구) 사업을 했다. 현재 설비용량 1.2㎿급 발전소를 건설해 시운전하고 발전 플랜트 설비와 지열수 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비조사를 하고 있다.

2단계 상용화 사업은 2020년까지 800억 원을 들여 5㎿급 발전소를 지어 지열발전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열로 만든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려면 땅속 깊이 파이프라인을 깔아야 하는데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물을 주입하고 빼는 작업을 반복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지열발전소가 물을 주입한 바로 다음 날 기상청이 인근 지역 지진을 몇 차례 감지했다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근거로 이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넥스지오 관계자는 "땅속 4.2∼4.3㎞ 지점까지 지열 발전정 2개 시추를 완료한 상태지만, 배관 보수작업으로 9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현장 작업을 모두 중지하고 지열정 압력도 개방한 상태다"고 해명했다.

산자부는 지난 22일 국내외 지질·지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포항 지열발전 정밀진단에 들어갔다. 또 국민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열발전소 공사를 계속 중단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정부 조사와 별도로 자체 전담조사반을 꾸렸다. 지열발전소, 지질자원연구 연구원과 함께 조사해 연관성이 있으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기로 밝혔다.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 미래전략본부장은 "모든 상황을 종합해 관련성이 인정되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며 "다만 주민이 불안하지 않게 섣부른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포항시민들은 지열발전이 지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량동 주민 이근식(50)씨는 "만약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 원인이라면 발전소가 있는 한 계속 지진이 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전문가들이 철저하게 조사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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