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업 해외이익 4천억 불 귀환, 美 세제개편에 시장 요동치나

윤근일 기자
트럼프

미국의 세제개편으로 기업의 해외 유보금에 대한 일시적 감세 조치가 이뤄지면 달러화 가치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이익금이 1조 달러를 넘지만 이 가운데 어느 정도가 본국으로 환류될지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해외 유보금이 본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기업들이 해외 보유 자산을 팔고 달러화 자산을 사들인다는 것을 뜻한다. 달러화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요인인 셈이다.

미국 국세청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4년 해외 유보금에 대한 일시적 감세 조치를 시행하자 미국 기업들은 3천120억 달러를 본국으로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16종의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하는 WSJ 달러지수는 이듬해인 2005년 13%가 올랐다. 해외 유보금의 귀환이 달러화에 미치는 충격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의 이익이 압박을 받고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석유와 구리, 금과 같은 원자재 가격도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자와 기업들에게는 비상한 관심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세제개편이 시행에 들어가는 내년에 최소 2천억 달러에서 최대 4천억 달러의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1.1862달러인 유로화 가치는 내년 1분기에 1.10달러로 떨어지리라는 것이 BOAML의 예상이다.

지난 수주일 동안 금융기관들이 발표한 전망치를 보면 BOAML과 함께 BNP 파리바, RBC 캐피털 마켓 등도 모두 내년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델텍 인터내셔널 그룹의 한 관계자는 해외 유보금의 환류가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감세 조치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자산의 투자 가치가 높아져 달러화 가치에는 보탬이 될 수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세제개편이 달러화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 더 폭넓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UBS 자산운용의 애널리스트들은 세제개편 덕분에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최고 8% 늘어나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5% 가량 더 오를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통상 금값은 압박을 받는다. BMO 캐피털 마켓은 내년의 평균 금값 전망치를 종전보다 1.5% 하향 조정한 온스당 1천280달러로 잡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금값은 온스당 1천275.40달러다.

하지만 달러화의 강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도 없지 않다. 다른 선진국들도 미국을 뒤따라 긴축적 통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초저금리를 정상화하기 시작하면 일부 투자자들에게 비치는 달러화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 정책을 접고 결국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달러화의 당면 위협이다.

이는 달러화 자산의 다변화를 원하면서도 막상 유로존의 초저금리 때문에 유로화 자산을 기피했던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채권운용사인 PGIM의 로버트 팁 최고투자전략가는 달러화가 근 7년간에 걸친 랠리의 꼭짓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통화들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2011년 저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30% 이상이 올랐지만 "이제 물결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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