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등학생 때였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한 '오락실'. 시작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절 기자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오락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했다. 1987년에 처음 나왔으니, 그 때가 아마 기자가 초등학교 1-2학년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께서 저축하라고 주신 천원짜리 지폐 몇장을 들고 학교가 아닌 오락실로 향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기자가 오락에 빠진 처음이자, 마지막 시절의 얘기다.
이 오락에서는 쉬어가는 순서가 마련 돼 있는데, 주어진 시간 안에 자동차를 최대한 때려 부숴야만 한다. 그때 그 열심히 박살내던 자동차가 1989년 선보인 렉서스 'LS 400'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건 얼마전이었다. 비교해 보니, 같았다.
한 자동차 전문기자의 설명에 의하면, 렉서스가 LS 400을 처음 내놨을 때 사람들은 "그런 차를 내놔서 되겠어?"라며 굉장히 비웃었다고 한다. 당시 독일차와 미국차가 들어와 있는 시장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차는 어마어마 했고, 너무 잘 만들어졌으며 내구성도 좋다고 평가받았다고 한다.
LS가 11년만에 풀체인지 됐다. 렉서스 코리아는 지난 20일 5세대 'LS 500h'를 출시했다. 이후 22일 오전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LS 400은 미국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았던 차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한달에 1-2대씩 팔렸다. 그러나 이번 5세대 신형이 나오며 기존의 단점을 모두 상쇄시키겠다는 다짐을 한거 같다고 상술한 자동차 전문 기자는 말했다.
◆놀라운 '장인 정신'
이번 LS에 대해서는 '장인 정신'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렉서스 첫 모델 LS 400 공개 당시 일본 브랜드가 두려움의 대상이 됐듯, LS 500h는 전체적인 면에서 진보를 거듭시켰다는 것, 고민에 고민을 더해 만들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렉서스의 상징이 된 스핀들 타입의 메시 그릴은 5000개의 단면(물체의 잘라낸 면)으로 구성됐다. 장인이 매일 8시간씩 총 6개월 작업했다. 강렬함과 스포티함을 표현해주고 있는데, 렉서스 로고를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수많은 'L'자가 그릴을 이루고 있다.
출시 행사장에는 플레티늄 전용 20인치 노이즈 저감 알루미늄 휠이 달려 있었는데, 휠 크기가 무척이나 컸고 압도적인 인상을 줬다.
외관도 중요하지만 더 주목되는건 실내라고 생각된다. 운전석에 탑승하면 바로 '장인 정인'이라는 것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인테리어 곳곳에서 일본의 전통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줄이 가로로 이어져있는 것이 보이는데 무척이나 고급감을 전해주고 있다. 일본의 거문고에서 착안해냈다고 한다. 라인들이 패널 전체를 흘러 실내를 더 넓어보이게 하고 우아한 조형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천연 무늬목으로 장식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천연 우드 트림은 얇게 슬라이스한 나무의 적층을 한번 더 얇게 슬라이스한 후 자유롭게 조합, 독창적인 패턴과 색을 창조했다고 한다.
마크레빈슨 레퍼런스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2400와트의 출력을 내는 23개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퀀텀 로직 이멀전(QLI) 테크놀로지가 양산차 처음으로 적용됐다. 원래의 음악 소스를 정밀히 분석 후 재구성해 입체적인 음장을 만들어 낸다. 라우드 스피커 그릴의 표면은 잎맥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에 메탈 재질의 스피커 그릴이 적용됐다.
제조사는 시트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앞좌석은 마사지를 제공하는 리프레시 시트가 적용됐고 뒷좌석은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재현한 오토만 시트가 적용됐다. 7개의 리프레시 코스를 제공하는 워밍 릴렉세이션 기능이 들어가 있다. 최대 1m 이상의 다리 공간을 제공해주며 등받이 각도 조절도 가능하다.
◆탁월한 가속력 발휘하는 '플래그십 하이브리드'
이날 하얏트 인천 일대에서 진행된 행사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가 들어가 있고 고속주행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주를 이뤘다. 동력성능까지 만족시키고자 했다는 제조사의 언급이 무슨 말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고성능 차에 탑승한 기분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었다. V6 3.5리터 트윈 터보 엔진(렉서스 최초)이 다이렉트 쉬프트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변속기는 최적의 기어 변속을 해준다. 시승에서 알 수 있었던 바와 같이 탁월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운전석에 탑승하게 되면, 스티어링 휠 앞쪽에 뭔가가 양쪽에 자리하고 있는것을 보게 된다. 너무나 생소해 "이게 뭐지?"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주행 모드 설정과 관련해서는 보통 기어 노브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제조사 측은 이처럼 하는 것이 안전과 편리함에 있어서 더 낫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어색함과 더불어 불편함도 느꼈다. "윈드실드 쪽으로 손을 뻗어 돌려가며 주행 모드를 설정해야한다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주행 모드를 자주 변경하는 운전 습관을 지닌 기자에게는 더욱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주행 모드는 가운데에 ▲Narmal ▲Custom, 위로 올리면 ▲S ▲S플러스, 아래로 내리면 ▲Comf ▲Eco로 변경된다. 동그란 부분을 눌러 예를 들어, Narmal과 Custom로의 변경하게 돼 있다.
기어 변속이 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N'으로 이동 뒤 아래로 내려야 'D' 모드로 변경됐다. 계기판은 무척 간소한 모습으로 보여졌다. 새틴 도금의 패들 시프트도 고급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이날 첨단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제대로 실행해보지 못했는데, 시승 행사 날 질의응답에서 "코너 구간에서 튕겨져 나가더라"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기자 또한 차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거 같아 어리둥절함이 들었다. 차선을 쉽게 이탈해 불안감이 드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 렉서스 코리아는 "도로 조건에 따라 적용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각 국가별로 상황이 틀린 경우가 있다. 국도에서는 차선이 벗겨지거나 이물질이 있을때 인식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긴하다"라고 답했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아니었다.
정속주행과 차간 거리 조절(세 단계로 조절 가능),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가 이뤄져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는 차량 전방에 탑재된 밀리미터 웨이브 레이더와 카메라가 감지한다.
◆도전 거듭하는 렉서스
렉서스 코리아는 경쟁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를 지목했다. LS 500h의 가격은 LS 500h AWD 플래티넘이 1억7300만원, AWD 럭셔리가 1억5700만원, 2WD 럭셔리는 1억5100만원이다. S 클래스 400d 4MATIC L은 1억6650만원, S 450 L은 1억6850만원이다.
렉서스 코리아의 신형 LS 연간 판매 목표는 1200대다. 내년 상반기 3.5 트윈터보 가솔린 모델이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투입된 일본 시장에서는 두달이 못되는 기간 안에 1만5000대가 계약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5세대 LS에는 일본차의 정체성을 반영함과 동시에 세계 90여국에 판매되는 글로벌 모델로 디자인됐다. 4도어 쿠페의 스타일리시한 실루엣을 담아 젊은 세대 럭셔리 소비자를 공격하고 있다. 이전에는 '아저씨 차'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번 LS는 젊은 세대 소비자를 고려,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처음 선보이면서 새로운 렉서스 디자인 언어를 강조했다. 디자인과 관련 하나 언급할건, C필러에 작은 창을 더한 6라이트 캐빈 구성은 렉서스 모델에서 처음 쓰인 것이다.
LS는 세계 최고를 넘어서고자 했던 제조사의 의지에 따라 불가능을 목표로 한 시도 끝에 나온 차였다. 1989년 브랜드 런칭과 함께 대표주자로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이번 LS도 일본만의 것을 담아 시장에 나놨다. LS 500는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플래그십'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 공략에 나섰다.
이는 1997년 세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양산을 시작하며 시장 개척에 나선 모기업 토요타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플래그십 하이브리드는 LS 500h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차에 도전했던 제조사는, 이번에도 보지 못했던 것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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