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애플 이어 인텔까지…IT공룡들, 소비자에만 결함 쉬쉬해

장선희 기자
인텔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몰래 저하시킨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에 이어 이번엔 '반도체 공룡'인 인텔의 컴퓨터 칩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이 발견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텔은 특히 수개월 전 결함을 인지하고도 소비자에게는 쉬쉬해온 데다 일찌감치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를 대거 팔아치우기도 했다는 점에서 제2의 애플 게이트로 번질지 주목된다.

문제가 된 인텔 칩은 최근 10여년간 생산된 것으로, 전세계 PC 시장에서 인텔 점유율이 80%를 웃도는 만큼 각국에서 나온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에 패치(수정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의 조치가 필요하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패치를 적용하면 PC 성능이 최대 30%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텔을 둘러싸고 불거진 문제는 중앙처리장치(CPU) 칩인 'x86' 프로세서의 설계 결함 때문에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정보가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구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보안 전문가들은 인텔 칩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멜트다운은 해커들이 하드웨어 장벽을 뚫고 컴퓨터 메모리에 침투해 로그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훔치게 한다는 점에서 이용자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인텔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CNBC 방송에 나와 "휴대전화, PC 등 모든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제품마다 정도는 다를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문제를 시인했다.

스펙터는 인텔을 포함해 경쟁사인 AMD, ARM홀딩스 등 3사의 칩에서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사실상 시중에 돌아다니는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클라우드 서버 등의 상당수가 해킹에 취약한 결함에 노출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불거진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와 맞물리면서 세계 시장을 거머쥔 IT 대기업들이 정작 소비자에겐 약점을 숨겼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애플과 인텔은 사전에 자사 제품의 잠재적 문제를 알고도 인터넷 공간에서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뒤늦게 문제를 시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점에서 기업 신뢰도에도 금이 가게 됐다.

인텔은 논란이 불거진 뒤인 3일 낸 성명에서 "이번 사안을 해결하려 AMD, ARM홀딩스를 포함한 업체들과 협의해왔다"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하기 시작했으며, 다음 주 더 많은 업데이트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RM홀딩스도 스마트폰 제조사를 포함한 협력사에 이미 패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제조사의 칩을 쓰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자체적으로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구글은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한 안드로이드, 픽셀, 넥서스 스마트폰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MS도 이번 사안을 해결하고자 윈도10 OS(운영체계)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윈도7과 8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미 수개월 전 구글로부터 칩의 결함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소비자에겐 침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는 구글 연구원들은 이런 취약성을 발견하고 지난해 6월 인텔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춰 인텔은 최소 6개월가량 문제를 쉬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다 크르자니크 CEO가 자사주 2천400억 달러(255억 원)를 팔아치운 시점이 지난해 11월이었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재가 드러나기 전에 발을 뺀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4일자 기사에서 "크르자니크 CEO는 이미 10월에 주식을 매물로 올려놨다"면서 이는 인텔이 잠재적 해킹 취약성을 알게 된 6월 이후라고 지적했다.

인텔 대변인은 이에 대해 "주식 매각은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