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정성스럽게 잘 만든 차구나."
현대자동차 준중형 해치백 3세대(5년만에 풀체인지) 'i30'를 몇일간 가까이하며 나온 소감이다. i30 시승기를 써봐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구매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일에 임했다.
i30는 현재 국내 시장 상황이 해치백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이라 그렇지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을 모두 집약해놓은 차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9월 i30 출시 당시 제조사는 "'핫 해치(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갖춘 해치백)'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i30는 강력한 동력성능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디자인과 안전, 편의 면에서도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3세대 i30는 지난 2013년 프로젝트명 'PD'로 개발에 착수해 41개월 만에 완성시킨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험난한 주행환경을 갖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혹독한 주행 테스트를 거치며 유럽형 주행감성을 구현했다.
◆'보편적 안전' 추구한 i30
가장 관심을 둔 건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었다. '현대 스마트센스'는 차선을 유지시켜주고, 원하는 정도로 차간 거리를 설정하면 그만큼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시켜준다. 이는 반자율주행을 가능하도록 한다.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은 트래픽 잼(교통 체증) 상황이다. 또한 장거리 주행 시 이 기능이 있고 없고는 비교할 수 없는 운전 상황이 전개된다.
이는 단순히 편안함만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 차량 탑승자를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차 외 다른 차량 또한 지켜주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기능이 될 수 밖에 없다. 현대스마트 센스는 '보편적 안전과 선택적 편의를 제공하는 지능형 안전 차량'이라는 개발 철학 아래에서 만들어졌다고 현대차는 밝히고 있다. 안전한 차량은 모두가 원하는 것이고 현대차는 자동화 주행은 물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까지 모두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지능형 안전기술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운전자가 속도와 함께 앞차와의 간격을 설정하면(4단계) 그에 따라 차량은 자동으로 움직인다. 앞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멈추고 3초 이내에 선행차가 출발하게 되면 자동으로 따라간다. 그러나 3초를 넘어서면 가속 페달을 밟거나 스위치를 조작해야 재출발 한다.
주행조향보조 시스템은 무척 훌륭했다. 차량 가격이 억 단위가 넘어가는 수입차에서 이를 테스트해 본 느낌을 토대로 비교해봐도 i30에서 경험한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은 신뢰감이 컸다. 시간이 갈수록 해당 기능에 크게 의지하게 됐다. 윈드쉴드 글래스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인식하고 차선이탈이 예상되면 조향을 보조해 차선이탈 상황을 방지해 준다. 차선을 이탈하려할 때 차선 밖으로 차량을 강하게 밀어줬다. 차량이 선에 가까이 근접할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차선 가운데에 차량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시속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 코너를 도는 상황에서도 운전대를 잘 돌려줬다. 코너링에서도 우수한 조향을 이어나갔다. 처음에는 차선 이탈 경보 기능 밖에 없는줄 알았다. 그러나 사용자 설정 -> 주행보조 ->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에 보니, ▲차선이탈 경보 ▲차선유지보조 ▲능동 조향보조가 있었다.
차선 인식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할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십시오'라는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DA)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차량이 운전자의 주행패턴을 분석해 위험상태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은 전방 레이더와 전방 감지 카메라의 신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행 차량 및 보행자와의 추돌 위험 상황이 감지될 경우, 운전자에게 이를 경보하고 필요 시 브레이크 작동을 보조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시 20초 정도가 지난 이후에도 핸들을 잡지 않으면 경고음과 함께 계기반 중앙에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나오고, 그래도 핸들을 잡지 않으면 5초 정도 내에 "핸들을 잡지 않아 주행 조향보조가 일시 중지됩니다"라는 안내문, 그리고 신호음과 함께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이 일시 중단 돼 버린다. 다시 핸들을 잡으면 바로 재활성화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30km/h에서도 활성화 됐다. 차선유지보조는 시속 60km/h에서 작동되는 듯 보였다.
긍정적이며 놀라운건 고급차에서나 가능할 반자율주행이 i30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보편적 안전'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제조사가 첨단안전장치에 많은 정성을 쏟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성 뛰어난 엔진..제동 시 쏠림 현상은 단점
주행 능력도 훌륭했다. 폭스바겐 '골프'를 염두하고 제작을 했겠지만 골프가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됐다. 가속력이 훌륭했고 '작으나 무시하면 안되는 차'라는 말이 적절해 보였다. 첫 주행에서 rpm 바늘이 '툭툭'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역동성이 느껴졌다. 시속 140km/h의 속도에서도 불안감이 없었고 160km/h까지 쉽게 뽑아냈다. 급가속을 해봤을 때는 4000rpm까지 끌어올렸는데 힘겨운 면이 있었다. 배기량으로 인한 한계는 분명 있었지만 그러나 쉽게 고속 영역에 진입했고 "이 정도면 됐지" 싶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가 있다. 3가지 주행 모드는 각각 성격이 분명했다. 에코가 기자에게는 가장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편안했다. 스포츠에서는 차체가 확실히 딱딱해지고 묵직해진다. 핸들링 또한 무거워진다. 달릴 때는 재미가 있고 노면 컨트롤을 잘하고 즐겁게 타게 만들었다. 감각적 느낌이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시속 110km/h의 속도에서도 코너를 잘 돌아나갔다. 130km/h에서는 '쏴' 하는 소리가 나며 풍절음이 제법 크게 들려오기도 했다.
시속 70km/h의 속도에서 바늘은 1500rpm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상황에서 시속 100km/h의 속도에서 바늘은 1900rpm을 나타내고 있었다. 낮은 rpm을 사용해 연료 효율성 면에서 장점이 있다.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주행정보에 나타난 연비를 확인해보니 16.4km/L였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톨게이트를 나오며 주행정보 연비를 보니 17.6km/L가 나타나 있었다. 시승 마지막 날 확인해본 평균 연비는 14.2km/L였다.
시승차인 1.6 디젤 모델은 분명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리가 있지만 디젤차여야만 하는 이라면 괜찮을 정도였다. 기자에게 있어서는 몸으로 전해져 오는 진동이 제법 크게 느껴졌고 장시간 주행을 하니 멀리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어 노브에 오른 손을 올리고 있으면 진동이 전해져 왔다. 주행 중 진동이 특히 컸다. 반대로 디젤차가 묵직하고 믿음직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해 호불호는 갈릴 수 밖에 없다.
차체는 강인하고 탄탄한 느낌을 줬다. 중형 차량 오너라 그런지, i30는 전반적으로 날쌔게 잘 따라와주는 느낌을 줬고, 중형 차와 비교 코너에서 잘 돌아나갔다.
브레이킹은 페달을 밟는 즉시 빠른 반응이 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활성화 상태에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반복됐다. 편안함을 해쳤다. 밀리는 느낌이 있고 제동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핸들링은 기본적으로 묵직한 편이다. 때문에 오랜시간 운전하니 어깨가 뻐근하기도 했다. 방지턱은 사뿐히 넘어갔다. 주행 보조에는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감속 기능이 있는데 유용한 장치로 생각된다.
◆잘 생기고 장점 두루 갖춘 차
앞에서 봐도, 옆·뒤에서 봐도 i30는 참 잘생긴 차다. 전장과 전폭이 기존대비 각각 40·15mm 길어지고 넓어졌다. 후드는 25mm 길어졌는데 이것을 살려 날렵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전고는 15mm 낮아졌다.
그릴은 작다는 느낌이 있다. 현대차 최신 디자인 요소인 캐스캐이딩 그릴이 i30에 브랜드 처음으로 적용됐다. 전면에서 봤을 때는 차량이 바닥으로 낮게 깔린 느낌이 강하다. 사이드미러는 날쌔고 스포티한 느낌을 풍긴다. 넥센타이어의 '엔프리즈 AH8' 17인치 타이어가 장착 돼 있었다. 그러나 후면 좌측에 붙은 뱃지는 의외로 컸다.
실내에서 핸들은 살짝 큰 느낌이었고 약간 미끄러운 감이 있었지만 저렴하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다. 기어 노브는 낮게 위치하고 있고 시트는 편안하다. 특히 헤드레스트가 푹씬한 느낌을 준다.
대시보드가 낮게 깔려 있어 전방 시야가 잘 확보 돼 있었다. 옆 창을 통해서도 차량 밖 시야가 잘 확보된다. 잠금 기능이 센터 페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점은 장점이다.
웰컴 라이트 기능이 있어, 키를 소지한 상황에서 차에 다가서게 되면 실내 램프가 켜지며 운전자를 반겨주는데 꽤 만족감을 준다.
실내는 넓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4인 가족이 타기에는 충분한 정도다. 문제는 2열인데, 등받이가 각도가 곧추서 있어 편안함을 해치고 있다. 뒷좌석은 180cm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게 되면 무릎이 1열 운전석 뒷부분에 닿아 발을 벌리고 있어야만 했다. 그나마 앞좌석 뒷편을 파놓아 공간을 확보하려 했다.
등을 붙이고 앉게 되면 이때에서야 무릎 공간이 남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앉아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운데 자리에 사람이 있게 되면 결국 등을 붙이고 앉아야 할텐데 장거리 상황이라면 불편함이 클 수 밖에 없다. 가운데 자리는 성인이 앉는 것은 지양하고 아이들이 타도록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머리 공간은 손바닥 2개가 들어갈 정도였다.
수납 공간도 적절하게 나름 잘 돼 있고 실내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인다. 1열 암레스트는 앞뒤 조절이 가능하다. 콘솔 박스와 트렁크 오른편에 12V 단자가 각각 1개씩 마련 돼 있는 점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i30는 많은 정성이 들어간 차라는 것을 시승 내내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가격이 높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만큼의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i30는 현대차 최초 해치백 모델이다. 해치백의 본고장인 유럽에 지난 2003년 첫 투입됐다. 이후 인기 모델이 됐으나 판매대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 좋지만 공간이 발목을 잡는 거라 생각된다. 소형 SUV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해치백은 이 부분에서 아무래도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i30의 상품성은 훌륭하다. 국내에 이런 차가 있다는건 자랑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현대차는 i30 출시행사에서 "경쟁차인 골프가 없다는 것(당시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아쉬울 정도로 신형 i30는 우수하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i30는 실용적인 차다. 지난 해 독일 자동차 잡지 아우토빌트(Auto Bild)지가 5개의 해치백 차종 비교에서 i30(가솔린)는 1위를 하기도 했다. i30는 훌륭한 점을 많이 갖추고 있다. 다만 판매량이 문제인데, i30의 숨은 가치는 알려지지 않을리 없고 그 매력을 알아차리는 이는 분명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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