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픽업 트럭(Pickup truck)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저조하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픽업 트럭이 이 나라 자동차 문화의 상징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픽업 트럭이 강세인 나라다. 연간 15%가 픽업트럭일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주로 남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기자 개인적으로는 서부의 고속도로 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동네를 돌아다녀봐도 한두대 씩 보이기도 했다.
벤츠도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현대자동차도 콘셉트카 '산타크루즈'를 공개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가 2019년 양산형 픽업트럭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 상태다.
기자에게 픽업 트럭에 대해 알게 해주고 인식을 심어준 제조사는 쌍용자동차였다. 이전까지는 이 카테고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쌍용차는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유일한 완성차 업체다. 2002년 무쏘 스포츠가, 2006년 엑티언 스포츠, 2012년 코란도 스포츠가 출시됐다.
쌍용차가 지난 9일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 트럭이다. 그러나 아니다. 무슨말이냐하면,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에 대해 '픽업 트럭'이라는 용어 사용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제조사가 사용하고 있는 표현은 '오픈형 렉스턴'이다. 출시 행사장에서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스럽기도 했다. "플래그십 SUV인 G4 렉스턴의 혈통을 계승한 오픈형 렉스턴", "더 대담하고 강인한 스타일을 가진 오픈형 렉스턴으로 재탄생한 모델"이라고 밝히고 있다. G4렉스턴과의 차이는 오픈된 것 뿐이라고 전하고 있다. 화물차가 아닌 개방된 SUV인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렉스턴 스포츠는 G4렉스턴의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다. 디자인에서만 봐도 전면에 서 있으면 G4렉스턴을 보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밖에도 차체과 엔진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일상·레저에 충분한 매력과 능력 갖춰
지난 16일, 강원도 춘천시 소남이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온·오프로드 주행으로 짜여진 행사였다. 'Q200'란 프로젝트명으로 개발해 왔던 렉스턴 스포츠는 중형 SUV로 포지셔닝 돼 있다. 코란도 스포츠 보다 한 체급 높은 고급 차라고 강조한다.
오프로드부터 시작됐다. 핸들링이 무척 가벼웠고 때문에 오프로드 주행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 오프로드 체험을 할 때는 휘청거림이 컸지만 운전석에 앉으니 오히려 편안했다. 언덕을 오르내리고 자갈 길에서 슬라럼을 하고 웅덩이를 건너고 언 강을 주행해나가는 등의 체험을 통해 험한 길을 위한 모든 테스트에서 수준 높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됐다. 쌍용차의 오랜 노하우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날 ▲언덕경사로 ▲자갈 ▲통나무/범피 ▲슬라럼 ▲모래웅덩이 탈출 ▲롤러 ▲자갈/빙하 ▲바위 ▲급경사 ▲자갈 ▲사면경사로 ▲모굴 순(총 10개 코스)으로 오프로드 주행이 진행됐다.
첫 코스인 언덕 경사로를 오를 때에는 올라가다가 중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있었는데 뒤로 밀리지 않고 버텨냈다. 차동기어잠금장치(LD, Locking Differential)는 일반차동기어장치가 적용된 모델에 비해 5.6배 우수한 등판능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내리막에서도 역시 내려가는 중간에 운전석 왼편 하단에 있는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HDC)를 작동시켰더니,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저속으로 차분히 내려갔다. HDC는 급경사의 도로를 저속으로 내려가고자 할 경우, 브레이크 페달 등을 조작하지 않고 자동으로 차량을 저속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감속시켜주는 장치다. 차속이 5km/h 이하이거나 70km/h 이상일 때 또는 경사로가 완만해지면 작동이 중지된다.
자갈에서 진행된 슬라럼에서는 급격하게 코너링을 시도해도 미끄러짐 없이 달려나갔다. 덜컹덜컹하는 통나무 코스도 어려움이 없었다. 바위 길을 헤쳐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면경사로에서는 30도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차체의 반을 경사로에 걸친채 진행해 나갔다. 사면경사로에서 처럼 이같은 한계 범위 이상을 제외한 모든 길에서의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빙하 코스에서는 날씨가 좀 풀리던 때였기도 해 혹시나 물에 빠질까 살짝 염려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움 없이 없었고 중간에 브레이크를 밟으며 미끄럼 방지 브레이크(ABS)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모굴에서는 바퀴가 웅덩이에 빠져든 상황이 됐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제갈길을 갔다.
쌍용차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4Tronic 시스템은 눈비가 내리는 악천후와 오프로드에서도 안전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후륜구동으로 운행하며 주행 환경을 고려한 운전자 판단에 의해 4WD High(진흙, 모래, 눈길 주행시 사용) 또는 Low 모드(최대 견인력이 필요할 때 사용)를 선택해 구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견인능력(towing capacity)은 4배 가량 우수하다고 설명한다. 전원생활이나 오토캠핑, 수상레포츠 등 아웃도어 활동을 가능케 해준다.
곧 이어 온로드 주행으로 이어졌다. 소남이섬을 출발해 충효로, 서울양양고속도로, 구룡령로 및 설악로를 주행했고 왕복 83km를 달렸다.
운전석에 앉아 주행에 집중했다. 순간 렉스턴 스포츠를 타고 있다는 생각을 잊고 G4렉스턴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G4렉스턴과 유사하기에 일어난 착각이었다. 렉스턴 스포츤는 무난히 고속 영역에 진입했고 고속도로에서도 여느 차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을 갖추고 있었다. 엑셀러레이터 패달을 깊숙하게 밟아봤다. 4000rpm가지 끌어올리기가 버거웠다. 한참이 걸렸고, 레드존(45000rpm)까지 올려주지 못했다. 그러나 경쾌한 몸놀림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장거리 여행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e-XDi220 LET 엔진은 최고출력 181(4000rpm)마력, 최대토크 40.8kg·m(1400-2800rpm)를 발휘한다. 동급 최대 광대역 플랫토크 구간을 자랑한다. 최대토크가 1400rpm에서 시작 돼 파워풀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복합연비는 10.1km/L(2WD)이다. 압축비를 낮춰(15.5:1) 질소산화물 배출을 저감하고 NVH(소음 및 진동) 성능을 강화했으며 세라믹 예열 플러그를 적용해 저온시동성과 내구수명을 증대시켰다고 한다.
엔진룸 어라운드실로 방음/방진/방수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러버엔진마운트 사이즈를 확대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고 셜명한다. 8개의 보디마운트와 직물 타입(PET) 휠하우스 커버 등을 통해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고 전하고 있다. 각 도어에 4중 구조 실링으로 외부 노이즈 유입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아이신(AISIN AW)의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동력전달 성능과 내구성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G4렉스턴이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엔진과 변속기는 신속하고 매끄러운 변속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구현한다고 쌍용차는 설명한다.
제동력은 밀리지 않았고 불안함도 없었다. 전륜은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5링크 다이내믹이 적용됐다.
◆클러스터·디스플레이, 많은 발전 이뤄..가격도 장점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DRL)과 포지셔닝, 턴시그널 일체형이다. 큼지막한 사이드 미러는 든든함을 준다. 20인치 대구경 스퍼터링 휠이 적용됐다. 데크 용량은 1011L(VDA 기준)이다. 파워아웃렛(12V, 120W)과 회전식 데크후크가 적용됐다.
차체에는 동급에서 가장 많은 79.2%에 고장력강판이 적용됐다. 1.5GPa급 초고장력 기가스틸을 적용한 쿼드프레임(Quad Frame)이 적용됐다. 고강성 확보와 동시에 경량화를 이뤘다.
안전과 관련 차선변경보조시스템(LCA), 후측방경고시스템(RCTA), 사각지대감지시스템(BSD)이 통합 구성됐다. 3D 어라운드뷰모니터링(AVM) 적용은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운전에 큰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대시보드에는 메탈릭 텍스처 그레인이 적용됐다. 플라스틱의 질감에서는 프리미엄이라고 하기에는 떨어지는 느낌이 있긴하다. 음량과 온도 조절을 위한 장치의 디자인에서는 볼보 'XC60'의 엔진 스타트 스톱 디자인이 연상되기도 했다.
운전석 시트의 편안함은 중간 정도다. 등 부분은 좀 딱딱한 감이 있다. 헤드레스트는 푹신한 감이 있고 허리 부분은 꽉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이드 서포트를 좁게 만든 듯 했다. 고급 나파가죽 소재의 시트는 각 부위 별로 경도를 차별화한 삼경도(tri-hardness) 쿠션이다.
중형 SUV라 확실히 넓은 공간감이 전해져왔고 인테리어에서 가격 절감 노력이 눈에 보이고, 때문에 고품질의 느낌은 아니지만 구석 구석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하게 신꼉 써 잘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차가 스티어링 휠을 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은 좀 크다고 느껴질 정도였고 직경은 얇다는 느낌을 준다. 멋스럽게 잘 만들어졌다. 그립감과 감촉이 좋으며 인상이 깊게 박힌다.
7인치 TFT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9.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제조사가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쌍용차도 이제 정말 잘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가 제공된다. 와이파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의 모든 앱을 양방향으로 즐길 수 있다. 모든 콘텐츠를 HD 고화질로 즐길 수 있으며, 5:5 화면 분할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클러스터는 3가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다. ▲주행속도와 연계해 역동적인 차선 움직임을 보여 주는 '애니메이션 모드' ▲아날로그 타코미터 형식의 'RPM 연계 모드' ▲심플하게 속도 데이터를 표시해 주는 '일반모드'가 있다. 네비게이션은 현대엠엔소프트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1열에는 파워아웃렛(12V, 120W)이 2개 마련 돼 있다. 대시보드 위에는 물건을 둘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놨다. 뒷좌석에는 송풍구가 마련 돼 있다.
쌍용차는 작년 적자를 냈다. 렉스턴 스포츠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17일 마감 기준 5500여대 계약됐다. 국내 시장 판매목표는 월 2500대, 연간 3만대로 설정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출시로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회사 정상화에도 기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분명 코란도 스포츠가 주는 느낌의 화물차 용도는 아니다.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는 제조사가 말하는 오픈형 SUV이다. G4렉스턴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가격은 장점이다. 2320-3058만원대이고 코란도 스포츠와 비교 100-200만원 비싼 정도다. 출시 행사에서도 그랬고 시승 행사에서도 렉스턴 스포츠에 대한 느낌이 내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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