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곽창재 인스트럭터 "시승기, 차를 잘 이해한 사람은 쉽게 풀어쓴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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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재까지 몇 건의 시승기를 작성 완료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쓰면 쓸수록 어렵다. 쓰기도 전에 부담스러운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기사는 기자에게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존재의 이유와도 같은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말이다. 쓰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도심에서 그냥저냥 대충 타면 기사가 잘 나올리가 없다. 사진 촬영도 서울 도심에서는 마땅한 곳이 별로 없다. 사진 촬영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속을 해보며 주행 테스트를 하고 안전 장치, 예를 들어 고속도로 주행보조시스템(HDA) 실행을 위해서는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을 내야만 한다. 그러나 많은 업무량에 치여 시승을 할래야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곽창재 인스트럭터<사진=박성민 기자>
▲지난 28일 SM6아뜰리에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 요령에 대해 전하고 있는 곽창재 인스트럭터.<사진=박성민 기자>

지난 28일 서울시 종로구 아라아트센터 SM6 아뜰리에에서 진행된, 르노삼성자동차가 마련한 '객관적 시승 스킬'이란 강좌에 강사로 나선 곽창재 인스트럭터는 쉽게 전했다. 그는 어려운 것을 거부하는 듯 했고, 그 같은 기사 작성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도 않는 것 같았다. 곽 인스트럭터는 자동차나 부품 메이커 신차 개발 프로젝트 참여 및 필링 테스트를 다수 경험했고, 드라마나 영화의 모터스포츠 씬 및 자동차 스턴트 총괄 감독을 맡은 경력을 갖고 있다.

기자는 자동차를 보면 흥분된다거나 하진 않는다. 자동차라는건 멋이 아니라 운송수단의 개념이 더 맞다고 본다. 플래그십 차량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같은 상품화에 관심이 가지도 않는다. 돈 있으면 못할 것이 없는 것이고 "차에 그렇게 돈을 쏟아부어야 할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승, 차와의 교감..간단한 구조는 알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곽 인스트럭터는 시승을 위해 먼저는 차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 운전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관심을 가지려면 좋아해야 한다고도 했다. 차와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시승 과정을 통해 본인이 뭔가를 느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로소 글이 써지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그는 차라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곽 인스트럭터는 "돌려 생각하면 차는 흉기와 같다. 연료탱크에 몇십 리터의 연료를 넣고 다니고, 차가 바닥에 닿는 면적은 A4 용지 한장"이라며 "앞쪽 엔진에서는 불을 붙여서 열이 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거다. 사람들은 차가 흉기인지도 모른다. 이런 차를 면허라는 걸 따고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드라이빙 교육 항목에는 스티어링 휠의 사용, 이상적인 주행라인 등 10가지가 있는데 이 중 몇가지만 알아도 된다고 했다. 그가 참여하게 되는 제조사 시승회에서 시트에 어떻게 앉는 것인지도 잘 모르는 한 기자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곽 인스트럭터는 말했다. 그는 "시승회를 할 때 시트 포지션부터 알려주고 진행했다. 시트에 잘못 앉게 된 상태에서는 운전을 조금만 오래하면 눈이 감긴다. 턱을 올려 본넷이 보일듯, 말듯한 자세가 되야 한다"며 "다리의 경우, 브레이크 패달을 꽉 밟았을 때 쭉 펴지지 않을 정도가 좋은 자세"라고 했다.

시트에 앉을 때 멀리 앉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안전벨트 밑으로 몸이 빠져 앞으로 튕겨져 나갈 위험성이 있다. 사고 시 에어백은 얼굴이 아닌 머리 윗 부분을 맞게 돼 크게 위험하다. 에어백이 터질 시 턱과 가슴에 맞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자리라고 했다. 시트 포지션이 중요한 이유다. 스티어링 휠은 12시 방향에 손을 댔을 때 닿기만 하면 된다. 장시간 운전 시 피로하지 않도록 팔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사이드 미러는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란 문장이 왼편은 '가까이'가 오른편은 '거울에'에 맞추면 사각이 적다고 했다. 2도어의 경우 뒷문 부근에 손잡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위치에 사이드미러를 가져다 놓으면 된다고 한다. 요즘은 사각지대에 들어와 있는 차량에 대해 신호를 주는 안정 장치가 있지만 말이다.

그는 포르쉐 드라이빙 스쿨 전문 인스트럭터 과정을 이수했는데 "이곳에 1주일 과정으로 가면 이 한장(드라이빙 교육 항목)으로 평가한다"며 "통역과 숙박 다 빼면 1800만원이 든다"고 했다. 항목 10번째에는 '안전 및 위험 상황 컨트롤'이 있는데 순서가 10번째에 있다고 해서 제일 마지막에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가르친다고 한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곽 인스트럭터는 "점화플러그가 뭐가 어떻게 라는 등에 대해서까지 알 필요는 없다. 카센터를 운영할 것도 아니기에 차의 간단한 구조만 알면 된다"라며 "조금 애정을 가지고 보면 차에 대해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험난한 과정 거쳐 차량 개발..차량 평가는 주관적인 것

그는 왜 신차 하나를 개발하는 것에, 내놓게 되는 그 과정에 3000-4000억이 드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었다고 한다. 곽 인스트럭터는 "연구소 개발에 참여해보니, 이해가 갔다. 만약 테스트 과정에서 깜박이가 나가게 되면 그냥 갈면 될거 같지만 연구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처럼 하면 안된다. 그들은 왜 그렇게 됐는지 분석해야 한다. 배선 굵기를 조사하는 등 원인을 찾아내 메뉴얼화 해야 한다"며 "이것을 보니 '아 그렇구나. 쉬운게 아닌거구나. 이게 돈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3-4년전 쯤 직접 경험한 것인데, 제일 마지막에 '필링 테스트'라는 것을 한다. 차는 설계를 하고 생산해 조립을 한 뒤 실제 타보게 되면, 처음 설계했을 때의 그 느낌이 나오지가 않는다"며 "때문에 필링 테스트를 반드시 해야하며 그리고 튜닝을 해 셋팅 값을 잡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번은 그가 상수값이 커 조금 느슨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고 한다. 스프링이 너무 눌러져 있지 않아 잡아주지 못하고 있었고, 쇼바 부근이 여유가 많았으며 1cm만 낮추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것을 하는데 두달이 걸렸다. 낮추게 되면 연구원은 다른 하체 서스펜션에 영향이 있는지 다시 설계를 해야 했다"며 "이것을 보고 '아 들겠다'라고 생각했다. 3000억이 들고, 더 들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테스트가 끝난 뒤 그 차에 적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차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걸 알고 지금까지 잘못된 생각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함부러 평가할게 아니라는걸 알았다"며 "르노삼성만해도 1300명의 연구원이 있다. 이들이 힘겹게 만들어 놓을 것을 가지고 섣불리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했다. 이때부터 시승기를 쓰지 않았다"고 했다. 몇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차가 출시됐는데 잠시 차를 타본 뒤 뭐라고 말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고 그는 생각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곽 인스트럭터는 "신차 출시 전 필링 테스트를 한다. 제일 마지막에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차의 주행감에 대한 평가만큼 주관적인 것이 없다. 연구소는 모든게 리포트 되야 하고 분석되야 하며 공유 되야한다. 그래서 필링을 수치화 해야 한다"라며 "평가항목에 대한 결과 및 피드백은 기준을 동급차로 잡는다. 르노삼성자동차 'SM6'의 경우,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될 것이다. 기준이 되는 차를 통해 '무르다' 등의 평가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라는게 네모난 상자각과 같은데, 일반 도로에서는 테스트를 해볼 수 없다. 시승 시 서킷에 가보면 좋다"라며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성능 시험 연구소에 가 보면 메이커마다 부스가 다 있다. 하체 서스펜션 등 기본적 테스트가 이 곳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운전 잘하나..드라이빙을 즐겨야

곽 인스트럭터는 다시 한번 "상수값이 어떻고 등에 대해 알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타이어는 좀 신경 써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착각할 수 있다"라며 "국내 제조사 중 고급 타이어가 오히려 수입 어정쩡한 타이어보다 좋다"고 했다. "타이어에 조그맣게 써 있는걸 잘 보면 수명, 주행거리에 대해 알 수 있다. 이 숫자가 크면 클수록 오래 쓸 수 있다. 낮을수록 주행 가능한 거리가 짧다"며 "타이어를 갈지 않으면 차가 잘 서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된지 3년이 지난 것은 팔 수 없다. 또한 생산된지 6년이 넘은 제품은 위험할 수 있으니 쓰지 않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곽 인스트럭터는 "운전을 잘하는 방법은 가속 패달을 부드럽게 써야 한다. 밟을 때도, 놓을 때도 사뿐하게 조작해야 한다"며 "연비 운전법은 시속 100km/h의 주행상황이라는 가정 하에 가속 패달을 살짝 떼고, 속도가 떨어지게 되면 또 살짝 밟는 이같은 방법을 쓰면 좋다"고 전했다. 브레이킹 시에는 패달을 밟지 말고 누르라고 표현했고, 핸들링에 대해서는 돌리지 말고 당기라고 조언했다. 이와 같은 핸들링 방식은 서킷을 탈 때 굉장히 유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너링 상황에서의 운전법은 코너 진입 전 브레이킹을 끝내고 코너에서는 가속 패달을 밟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구간에서 이처럼 해야 코너 탈출 속도가 빨라지고 바퀴에 트렉션을 계속 줄 수 있다. 이같이 하면 코너에서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다"며 "전륜 차량이라고 했을 때 이처럼 하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부분을 잘 모르는거 같다. 코너 진입 때까지 계속 가속을 하고 있으면 연비도 좋지 않고 위험한 상황이 내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는 "시승기는 초등학생이 봐도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한다는 게 정답이다. 어렵게 쓰는건 잘난척 밖에 되지 않는다. '토크밴드가 어디서부터 터진다'라는 식으로 쓰는 사람은 오히려 수준이 높지 않다"며 "다 이해하는 사람은 쉽게 풀어쓴다. 오히려 이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다. 또한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제원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을 타보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맞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마지막으로 곽 인스트럭터는 코스에 대해 전하며 "3일을 있어도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계곡이 있기도 하다. 이런 곳을 다녀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다음 안내 시 까지 1400km 직진'이라는 안내가 나오는 도로 환경이 아니다. 그러나 드라이빙을 즐기면 기사는 잘 써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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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SM6#곽창재#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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