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코리아가 18일 'RELOADED'라고 이름 붙인, 올 해 신차 출시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고 최근 알려왔다. 이날 오전 행사장인 서울시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찾았다. 역시나 활기차지만은 않은 행사장 분위기, 뭔가 조심스럽고 웃을래야 웃을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허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관계자들의 모습에서도 이 같은 감정을 읽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는 '뉴 비기닝 프로젝트'와 관련한 영상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고 가수 자이언티가 직접 작사/작곡했다는 '뉴 데이'라는 곡의 뮤직 비디오가 연신 재생됐다. 이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들었던 이 곡은 사실 무척 좋았다.
이날의 분위기는 배포된 보도자료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신차 공개에 앞서 한국 고객에 대한 사과로 이날 간담회를 시작했다'라는 내용에서 모든 마음 상태가 읽혔다. 그러나 많은 준비를 한 듯 했고 어쨌거나 기자들은 행사를 지켜보며 기사 준비 작업에 임했다.
음악이 그치고, 크랍 사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했다. 그는 "2년의 판매 중단 영향은 컸지만 노력했다"며 "늦어지게 된 이유는, 프로세스를 면밀히 재검토해 실수를 재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크랍 사장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표현도 썼고, "기다려줘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올 해 출시될 ▲파사트 GT ▲파사트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아테온에 대해 설명했다.
◆사전예약 시작한 2세대 '티구안'..'티구안 올스페이스' 하반기 출시
해당 차량들에 대해 언급해보자면, 기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차량은 '티구안'이었고, 폭스바겐 코리아가, 그리고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량은 '아테온'으로 생각된다.
2007년 출시된 첫 티구안(Tiguan)은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국내에서는 2014·2015년, 2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디자인 변화는 이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 이번 2세대 신형 티구안의 차체는 커졌다. 전장 및 전폭이 각각 55·30mm 커졌고 휠베이스도 76mm 늘어났다. 뒷좌석 레그룸 공간 역시 29 mm 증가했다. 모두 유럽 제원 기준이다.
사고 발생 시 보행자의 부상 강도를 낮춰주는 새로운 액티브 본넷이 적용됐다. 차량 주행 속도 및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고 차선 부분과 관련해서는 이탈 경고만 해준다. 차선 유지보조가 불가능해 반자율주행은 불가능하다. 이는 모두 기본 탑재되는 사양들이다.
라인업은 총 4가지다. 티구안 최초로 전륜구동 모델이 추가됐다. 4가지 라인업 모두 150마력 2.0 TDI 엔진과 7단 DSG가 장착됐다. 3가지 전륜구동 모델(티구안 2.0 TDI,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 티구안 2.0 TDI 프레스티지)과 사륜구동 4모션(4Motion) 기술을 채택한 최상위 버전 티구안 2.0 TDI 4모션 프레스티지로 구성된다. 가격은 3860만원(티구안 2.0 TDI 기준)부터 시작된다. 사전계약이 19일 부터 시작됐는데, 1000명이 넘는 고객이 계약을 했다고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난 18일 전했다.
크랍 사장은 티구안에 대해 "이전 대비 94kg 가벼워졌다"며 "가격은 단 1원도 비싸지지 않았다. 1세대의 판매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티구안의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넓힌 '티구안 올스페이스(Tiguan Allspace)'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티구안 대비 휠베이스는 110mm, 뒷좌석 레그룸은 60mm가 더 길다. 트렁크 적재 공간도 145L 늘어났다. 뒷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적재량은 1920L이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올 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유럽형 파사트 GT' 외 '미국형 파사트' 하반기 추가 출시
지난 3월 출시된 유럽형 파사트 GT(Passat GT)외 미국형 파사트도 추가 출시된다. 이처럼 2종을 출시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미국형 파사트의 타깃 층은 가성비가 좋은 패밀리 세단을 원하는 고객이다. 미국형 파사트는 가솔린 모델을 선호하는 고객층을 겨냥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2.0 TSI 엔진을 장착하고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CC' 후속 프리미엄 4도어 쿠페 '아테온', 하반기 출시 예정
프리미엄 4도어 쿠페 아테온(Arteon)에 대해 18일 독일 본사에서 직접 방문한 폭스바겐 디자이너 지한 악자(Cihan Akcay)는 "아테온은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디자인 요소들을 패스트백의 우아함, 공간과 결합시켰다"며 "사람들의 감성과 이성을 모두 자극하는 아방가르드한 비즈니스 클래스 그란 투리스모다"고 설명했다.
아테온은 지난 달 '제네바 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Arteon은 ART와 EON이 합쳐진 것이다. 크랍 사장은 "폭스바겐이 지금까지 만든 차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폭스바겐의 차량이 평범하다고 하는데 이 차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테온은 'CC'의 후속으로 알려져 있고 크기를 더 키웠다. 외관 디자인은 화려하다. 특히 그릴 부분에 시선이 집중된다. 헤드램프의 범위까지 침범한 형태가 인상적이고 "너무 넘어간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릴과 헤드램프를 연결시킨 것이 트레이드 마크라고 악자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크롬 장식으로 전면을 화려하게 꾸몄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디자인이며 새롭고 날렵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보면, 괴상해 보이기도 해 호불호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악자 디자이너는 "아테온은 폭스바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만들었다"며 "아름답게 디자인 됐고 아이콘적이며 더불어 훌륭한 기술적 특징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자이너로서 아테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테온은 낮고 넓게 디자인 됐으며 패스트백(지붕에서 뒤끝까지 유선형으로 된 구조) 형태다. 행사 중 멀리서 전시된 5대의 차량을 쭉 보다 아테온을 보게 되니, 차체가 하단으로 낮게 깔려 있다는 판단이 확연히 들기도 했다. 프레임리스 도어 형태이며 사이드 미러는 차체에 위치하고 있다. 'ARTEON'이라는 표시가 프리미엄 차량답게 후면 중간 부근에 자랑스럽게 붙어 있다. '페이톤'이 이제는 없기 때문에 아테온은 폭스바겐 세단 중 가장 상위 모델이 된 상태다. 트렁크는 넓게 열리게 했다고 악자 디자이너는 말했다.
실내에서 계기반은 그래픽으로 된 디스플레이 형태이며 아우디에서 많이 봐온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의 바늘이 없는 형태다.
2.0 TDI 엔진은 190마력의 힘을 낸다. 아테온은 하반기 출시가 예정 돼 있다.
◆"친환경차도 이미 노력 중".."신뢰 회복 하겠다"
크랍 사장은 공개된 5개 차종 외에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신모델들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친환경차 부분에 대해 "친환경차에는 전기차 뿐 아니라 디젤과 가솔린도 친환경 파워트레인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부분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 판매 목표를 갖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수요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기차 쉐어는 0.1%다. 시장이 준비되면 저희가 시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할인과 프로모션과 관련해서는 "전세계적 현상이다. 자동차 업계 뿐 아니라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한국은 매우 치열한건 맞다. 완벽한 가격 포지셔닝으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말미에 크랍 사장은 "신뢰를 잃는건 오래 걸리지 않지만 신뢰를 회복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과거 처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되돌려 놓고자 하고 있다"며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고 말하며 그에게 주어진 시간을 마쳤다.
2년은 긴 시간이다. 또 잃은 신뢰 회복은 그리 쉽게 이뤄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 폭스바겐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적어도 보였다. 폭스바겐을 기다려온 이들이 분명 많이 있고 국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폭스바겐의 행보에 대해 무관심에서 긍정의 눈으로 바꿔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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