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구조조정 이후 한국GM 군산공장 22년 만에 '폐쇄'...1200명 퇴사

이겨례 기자
구조조정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오는 31일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에 문을 닫는다.

GM 본사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이후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재가동을 추진했으나 결국 폐쇄 시한이 닥쳤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은 오는 31일부로 공식 폐쇄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은 폐쇄 발표 직후 남은 생산 공정만 마무리하고 바로 가동을 중단해 석 달 가까이 멈춰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장 처분 계획이 정해지기 전까지 유휴설비로 놔두고 유지관리 인력만 최소한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군산공장에서 생산해온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는 일단 단종된다.

한국GM 측은 "두 모델은 판매가 워낙 저조해 다른 공장으로 물량을 돌려 생산할 계획이 아직 없다"면서 "다만 재고가 남아있어 올 연말까지 판매는 이뤄진다"고 전했다.

크루즈는 작년 1월 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신형이 나왔음에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감소한 1만554대에 그쳤으며, 올해 들어서도 1월 487대, 2월 234대, 3월 566대, 4월 567대 등 월 판매량이 1천 대에 한참 못 미친다.

올란도는 1월 476대, 2월 365대, 3월 438대, 4월 242대 등으로 성적이 더욱 부진하다.

판매가 부진했던 데는 내수 시장에서 수요가 워낙 적은 차종인 데다 부적절한 가격 책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2013년 말 단행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힌 것은 치명타가 됐다.

반면에 인건비 부담은 계속 커졌다. 한국GM의 국내 공장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0∼2013년 평균 8%에서 작년 기준 16%로 상승했다. 저조한 판매 실적에 고정비 부담만 커지면서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군산공장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했고 올해 들어서는 20%도 밑돌아 사실상 가동을 멈춘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한국GM은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모두 유지한 채로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군산공장 폐쇄 이유로 설명한다.

한국GM 노사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612명 가운데 200여 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나머지 400여 명은 일단 3년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다른 공장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생기는 결원만큼 순차적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노조는 무급휴직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 정부와 노사가 생계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한국GM 측은 "아직 협의할 내용이 남아있어 군산공장 문을 닫고 곧바로 전환배치 등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노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폐쇄 후 남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군산공장이 다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등 관련 업계로 매각될 경우 남은 근로자들의 고용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기존 설비 활용도가 낮은 데다 기존 인력을 그대로 흡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련의 구조조정은 결국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한 뒤 신차를 투입해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군산공장 문을 닫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한국에서 장기 성장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군산공장 폐쇄는 어쩔 수 없이 임단협 합의가 끝나면서 함께 결정된 사항"이라며 "남은 근로자들을 최대한 빨리 국내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안을 사측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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