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GM 정상화까지는 '먼 길'...신뢰회복·점유율 제고 숙제

이겨례 기자
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국GM 사태는 정부와 미국 GM(제너럴 모터스) 간 경영 정상화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한국GM의 정상화는 이제 시작이다.

내수시장에서의 소비자 신뢰 회복, 점유율 제고 등이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군산공장 잔여인력의 전환배치 등도 해결해야 한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당장 군산공장 폐쇄 이후 남은 인력 650여명의 전환배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부평·창원공장의 다른 생산라인에 이들을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부평·창원공장에 빈자리가 이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일부는 휴직을 해야 할 수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 폐쇄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다른 공장에 빈자리가 생기긴 했지만 군산공장의 남은 인력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특별위원회와 함께 휴직을 해야 할 인력들에게 실업수당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GM 사태를 겪으며 무너진 소비자 신뢰 회복과 영업망 재건도 과제다.

올해 1∼4월 한국GM의 판매 실적은 작년 동기와 견줘 48.8%가 줄어들었다.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한국GM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사원들의 이탈도 있었다. 한국GM판매노조에 따르면 영업사원은 최근 1년 새 22% 줄었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남은 부평·창원공장의 생산성 제고도 두고두고 풀어야 할 숙제다.

전 세계 자동차 공장들의 생산성을 비교한 '2016년 하버 리포트'는 한국GM 국내 공장들의 생산성 지표를 모두 하위권으로 평가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한국GM 노사가 비용 절감안에 합의하면서 인건비 등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인 부분은 성과라 할 만하다.

그러나 미국 GM이 낮은 생산성을 빌미로 추가 공장 폐쇄나 한국 시장 철수 등의 카드를 또 꺼낼 수 있는 만큼 생산성 제고 노력은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을 위한 '비장의 무기'로 여겨지는 신차 배정도 앞으로 얼마나 내실 있게 이뤄질지 관건이다.

한국GM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15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종은 2019년부터 부평공장에서 생산될 트랙스의 후속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

또 한국GM은 경차 스파크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스파크'를 최근 출시했고, 다음 달 부산 국제모터쇼에서는 중형 SUV '이퀴녹스'를 선보인다.

신차가 차량 판매 증대의 가장 큰 원동력이란 점에서 앞으로 한국GM이 얼마나 한국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으면서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느냐가 한국GM 회생의 핵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M 본사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가 중심 모델이어서 국내에서 인기를 얻을 만한 세단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창원공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또 다른 발등의 불이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특별근로감독 결과 한국GM 창원공장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774명이 모두 불법파견이라고 결정했다.

고용노동부는 7월 3일까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서를 창원공장에 보냈다.

업계에서는 창원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연간 400억 원 이상의 추가 인건비가 소요된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시정지시서를 받지 못했다"며 "내용을 검토한 뒤 어떤 조치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당장 발등의 불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것"이라며 "미국 수출량이 연간 10만대가 넘는데 관세를 물리면 수출을 못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GM이 공장의 원가 경쟁력을 따지는 만큼 이를 확보하는 문제, 소비자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문제, 경쟁력 있는 차종 확보 문제 등등 풀어야 할 문제가 첩첩산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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