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연준, 금융규제법 부속조항 '볼커룰'도 완화 추진

장선희 기자
연준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대한 규제 완화 차원에서 볼커룰의 대폭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4개 금융당국과 공동으로 마련한 볼커룰 개정안을 공개했다.

연준 이외의 금융당국들은 향후 몇 주일에 걸쳐 연준이 주도한 개정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뒤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후 개정안은 60일간의 공청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볼커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은행들의 손실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사태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금융개혁법의 부속 조항으로, 분량이 940페이지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2010년 도입된 볼커룰은 은행들이 자기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자기 자본 거래는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에는 좋은 돈벌이 수단이었지만 볼커룰이 도입되자 크게 위축됐고 은행들은 고객들을 위해 거래하는 이른바 '시장 조성'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은행들은 볼커룰의 잣대가 애매하고 복잡하다며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2012년 거래를 할 때마다 그 의도를 해명하기 위해 옆에 변호사와 정신과 의사를 두어야 할 형편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연준이 이날 밝힌 개정안의 핵심은 은행들이 금지된 거래와 허용되는 거래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계량적 기준을 제시해 규제를 간소화하는 방향이다.
은행들이 자기자본 거래가 아니라 볼커룰이 허용하는 '시장 조성' 거래를 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요건을 낮춘 것이 재량권을 확대한 대표적 사례다.

개정안은 또한 60일 미만의 기간에 보유한 거래 포지션에 대해 은행 측이 달리 입증하지 않는다면 자기자본 거래로 간주한다는 조항도 삭제됐다.

개정안에는 자산과 거래의 규모에 따라 준수 여부를 입증할 책임을 달리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100억 달러 이상의 거래 자산을 가진 대형 은행들에 가장 엄격한 요건이 적용되고 그 외의 은행들에 대해서는 요건을 낮춘다는 것이다.

연준 측은 18개 은행이 이 항목에 해당하며 은행들의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은 약 95%라고 말했다. 연준은 미국에서 영업하는 일부 외국 은행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개정안을 마련한 목적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요건들을 더 간결해진 요건들을 대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커룰의 취지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며 볼커룰의 조문과 정신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간단체 '금융개혁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마커스 스탠리 정책부장은 연준의 개정안이 은행들에 지나친 신뢰를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비자권리 보호단체인 미국 공익연구소의 한 관계자도 볼커룰의 약화는 "금융위기 발생 이전의 카지노 경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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