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로 압박

장선희 기자
트럼프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곧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환율 문제가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관철해 엔화 강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했듯이 이번엔 인위적 위안화의 절상을 유도하는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마침 22∼23일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이 열리기 직전에 나왔으며, 미국 측이 이번 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중 무역분쟁이 점화하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인민은행은 21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8360으로 고시했다. 이는 4월 2일 기록한 연중 저점보다 8.92% 뛰어오른 것이다. 환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를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카드를 활용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부터 위안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반기 환율 보고서를 내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이 통화를 조작했는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며 오는 10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는 것은 1980년대 플라자 합의 체결 때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만성적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미국은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를 절상시켰다. 합의 직전 달러당 234엔이던 엔화 환율은 1986년 180엔까지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면서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불황에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을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포함한 외부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 조작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위안화 약세 흐름을 '용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환율 문제에도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일 여지는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중국 역시 대규모 외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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