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차와는 분명 다른 차량이네요."
지난 21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 오토캠핑장에서 진행된 지프의 신형 '랭글러(JL)' 시승 행사 이후 차를 타본 소감을 묻는 FCA 코리아 관계자의 물음에 순간 나온 기자의 답변이었다.
랭글러는 이름으로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차다. 그런데, 이 차가 11년만에 풀체인지(4세대) 됐다고 하니, 큰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11년만에 이 악 물고 나왔다"며 "77년 역사에서 가장 역량있는 모델이 탄생했다"라고 FCA 코리아 세일즈 트레이너 윤희성 부장은 말했다.
4세대 랭글러를 국내 출시하며 FCA 코리아는 오프로드만을 강조하지는 있지는 않고 있다. 남성과 오프로더 뿐만 아니라 여성과 데일리 차량 오너들에게도 어필해 고객층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예상됐던 것처럼 이날, 산과 물이 있는 흥정 계곡과 흥정산 일대를 누볐다. 산을 타고 오르내리기 전, 마을 길을 달려 산길을 향해 이동했다. 초입에 도착했다. 산길을 달렸고 가로로 흐르는 물을 가로질렀으며 수중도하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것이 어려웠을까? "모든 길을 지나갈 수 있다"라는 말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시승 행사에는 랭글러 스포츠·루비콘·사하라 트림이 준비됐다.
긴 역사를 가진 오늘날의 랭글러를 보게 되면, 과거 사진 속에 있는 랭글러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2018년식에 대해 모던, 스타일리시, 엣지 있는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전하고 있다. 기자는 사하라(6140만원) 모델에 올라탔고 주행해봤다.
운전석에 앉았다. 작은 범위의 윈드실드(전면 유리)에 멈칫했다. 이상하게도 답답한 기분이 아니라 매력적 감성을 전달했다. 군용차에 타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일반 차량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조작부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시간이 걸렸다. 창문 열기 버튼이 보이지 않았는데 후에 보니, 센터 페시아 하단 부근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주행이 시작됐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보이는 후드가 "랭글러가 주는 감성 중 일부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 새로워진 디지털 방식의 7인치 계기반은 4세대 유커넥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내비게이션은 순정이 들어갔다. 맵의 경우, 중국과 우리나라는 로컬 맵만 채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 맵을 사용할 수 없다. 맵만 국내서 개발된 앱을 사용하며 소프트웨어도 순정이라 글로벌 스펙과 동일하다고 한다.
루프 시스템은 이전과 방식이 동일하다. 스포츠 모델은 직물 소재의 소프트 탑이 적용됐다. 루비콘 2개 모델에는 블랙 하드 탑이 적용됐고 사하라는 바디 칼라가 적용된 하드탑으로 이뤄졌다. 변화로 헤드라이너(차량 위 안쪽 부분에 하얗게 테두리 들어간 부분)가 장착됐다. 풍절음과 차체 떨림, 누수 방지에 도움을 준다. 이전에는 모파 액세서리로 따로 판매됐었는데 하드탑 모델에 기본 적용된다. 소프트탑의 잠금 방식도 변화됐다. 이전 지퍼 타입에서 채결 방식이 변했다.
전체적으로 마감이 조금 더 우수해졌고 누수 방지를 위해서도 개선됐다. 하드탑은 차량 안쪽으로 빗물이 세어들오지 않도록 물받이 라이너를 추가했다. 필러 부분에 구멍을 뚫어 물이 차량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바깥쪽으로 떨어지도록 했다. 이에 대해 "랭글러의 감성이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물음이 있었다고 한다. 데일리 카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족도와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했을 때 투박함 혹은 무거움이 아닌 가벼움이 전해져왔다. 여성이 조작해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이전에는 핸들이 무겁고 뻣뻣했다. 이번에는 전자 유압식 스티어링이 채택됐다. 기존 수입차와 세단에 들어가는 부드럽고 가볍기만 한 것과는 또 다르다는 설명이다. 랙 앤 피니언은 노면 상황에서 오는 충격을 걸러주지 못해 스티어링 휠로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이번 랭글러는 볼 타입이다. 중간 부분에서 볼과 여러개의 링크들이 충격을 완화 시켜준다.
볼 타입은 부품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또 구조가 복잡해 랙 앤 피니언 대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크기도 하다. "FCA 그룹에 있는 다른 브랜드들이 볼 타입을 많이 사용했는데 브레이크도 마찬가지고 부품 내구성을 상당히 끌어올렸다"며 "볼 타입 방식이 값이 비싸고 수리를 자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구성이 좋아 그런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윤 부장은 설명했다.
시승 코스는 락 크롤링 등으로 구성된 왕복 12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오토캠핑장을 출발해 흥정산으로 이동했다. 마을을 주행한 온로드 코스에서는 구동방식을 2H로 두고 주행했다. 온로드 드라이빙 성능이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한다. "오프로드 성능은 말할 것도 없다"고 윤 부장은 말했다. 비포장도로를 달렸고 산길을 올라갔다. 자갈길, 계곡의 물길을 건너는 구간에서는 4H에 위치시켰다.
다시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성인 허벅지 높이인 40-60cm의 계곡 물길을 박차고 나갔다. 기존 모델 대비 39mm 높아진 269mm의 최저 지상고를 갖추고 있다. 최고 수중 도하 깊이는 성인 허리 높이인 76.2cm이다. "루비콘 모델의 경우, 전자식 스웨이 바를 분리하면 부드럽게 계곡을 건널 수 있다"며 "이전 모델 대비 개선된 아티큘레이션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제조사는 설명한다.
업힐 코스에서는 35-45도로 올라가 하늘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같은 경사 구간은 즐기며 마칠 수 있다. 4L에 둔채 최대한 저속 주행으로 차량을 움직이며 지났다. 저단 기어로 변속시킨 뒤 오르면 더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동 방식 변경 시, 여성이 힘을 많이 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윤 부장은 "이전 JK는 힘들었다. '안되는걸 내가 억지로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손으로 힘을 줘야했다"라며 "이번 랭글러는 여러대의 차량을 테스트 해봤다. 여성인 제가 한 손으로 작동하기에도 무리는 없었다"고 답했다.
진입각은 최대 36도, 램프각(break over)은 20.8도, 이탈각은 31.4도이다. 2495kg(드로백 트레일러)까지 견인할 수 있다.
기존의 루비콘 모델에 장착 돼 있던 락-트랙(Rock-Trac) HD 풀타임 4x4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인 셀렉-트랙(Selec-Trac) 풀타임 4x4 시스템(사하라 모델에 적용)이 새롭게 적용했다. 이전 JK는 파트타임이었다. 모델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따라 2가지 다른 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스포츠·사하라 모델은 기어비 2.72:1의 셀렉-트랙이 적용됐으며 좀 더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시키는 더 낮은 기어비인 4:1과 크롤비 77:1의 락-트랙은 루비콘 2개의 트림에만 적용됐다.
셀렉-트랙 풀타임 4x4 시스템은 운전자가 세팅 후 잊어버려도 지속적으로 동력을 전륜과 후륜에 전달한다. 크롤비(77:1)가 개선됐다고 어떤 장애물도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스웨이 바 기능의 경우, 변하거나 향상된 것은 없다. 윤 부장은 "스웨이 바를 분리해 큰 바위를 넘거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차는 국내에 공식 수입되는 차량 중 랭글러 밖에 없다"며 "그 기능과 특화된 캐릭터는 그대로 가져간다.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25% 좌우로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루비콘과 사하라의 경계가 사라진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어 루비콘만의 캐릭터를 강조했다. 루비콘 2개 모델에는 오프로드 전용 머드 타이어가 장착됐다. 스포츠와 사하라 모델에는 올 시즌 타이어가 장착됐다. 유커넥트 시스템에는 오프로드 페이지가 있는데, 피치 앤 로우와 구동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사하라 모델에서도 계기반을 통해 피치와 롤 상태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드라이빙을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4세대 랭글러는 새로운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전 트림 동일). 기존에는 V6 엔진이었다. 최대 272마력(ps)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8단 자동 변속기와 유압식 스티어링 휠을 전 트림에 적용했다. 윈드쉴드의 각도를 조정해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모델 대비 최대 36%(사하라 모델 기준) 개선된 연료 효율성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는 4가지 트림(스포츠, 루비콘, 루비콘 하이, 사하라)이 선보인다. 루비콘 하이는 루비콘에서 5가지 기본 사양을 더 끌어올린 모델이다. 모두 동일한 4도어 바디 타입이다.
랭글러는 뭔가 좀 다른 차로 여겨진다. 이것이 이 차를 선택하는 이들의 이유가 되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현대화 돼 차량이 다니는 도로의 오프로드라는 것도 이제는 취미 생활에서나 즐길 수 있는 것이 된 모습이지만, 장애물을 넘어다니는 차를 탄다는건 흥미진진한 일이다. 차를 한번 산다면, 바위 산을 타거나 물길을 박차고 나가는 차량을 몰아보는 것을 원하지 않을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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