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매출 1조 클럽' 2012년 정점 이후 감소...사실상 정체국면

이겨례 기자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약 20년간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숫자가 2.5배 수준으로 늘었으나 최근 몇 년 간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들의 매출 규모도 2012년 이후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산업의 '성장엔진'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1천대 상장사의 연도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인 1997년 매출 총액 452조원에서 지난해는 1천492조원으로 늘었다.

약 20년 만에 3.3배 수준이 된 셈으로, 특히 2008년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설 때까지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2008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무려 27.3%에 달하기도 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잠시 주춤한 뒤 또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2012년에는 1천482조원에 달했으나 이후 지난해(1천492조원)까지 5년째 1천500조원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증가율은 0.7%로 사실상 '제로 성장'을 한 것인데, 특히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1천341조원에서 1천330조원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이른바 '1조 클럽'의 가입 기업 숫자도 몇 년째 좀처럼 늘지 않는 양상이다.

연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숫자는 지난 1997년 74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2년에는 192개로 2.5배 수준이 됐으나 이후 2013년 189개, 2014년과 2015년 186개에 이어 2016년에는 184개까지 줄었다.

지난해 모처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87개가 됐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5개 적은 수치다.

1조클럽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으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부진과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 등에 더 큰 요인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1천대 기업의 매출 규모가 몇 년째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이 과거처럼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면서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성장엔진의 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등의 선제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는다면 성장 둔화의 깊은 골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영향도 있지만 규제 개혁 입법이 번번이 무산되는 데다 재벌 개혁 기조로 인해 대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대기업의 성장이 둔화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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