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애플 이어 삼성전자 쇼크…간판기업 뒤흔드는 반도체·中 둔화

삼성전자

애플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해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 분기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업황, 나아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8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6%, 28.7%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13조3천8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지난 2일 애플이 중국 실적 부진을 이유로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조정한 것과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들 간판 기업들에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주력 제품들이 잘 팔리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가 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PC부터 모바일까지 메모리 수요가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스마트폰 부문을 되살리려는 삼성전자에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칩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수요가 줄고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인스펙트럼 테크에 따르면 32Gb 디램 서버 모듈 가격은 지난달에만 5%가량 떨어졌으며 128Gb MLC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가격은 3.4% 떨어졌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의 주문이 급격히 줄고 있으며 산업 내 공급 증가 속도는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쟁사이자 주 고객인 애플이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할 만큼 부진한 것은 삼성전자에 큰 압박 요인이다.

블룸버그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칩과 스마트폰 스크린을 사들이는 애플은 삼성전자에 최대 고객이다.

애플은 2019년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4분기) 매출 예상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99조9천억∼104조4천억 원)에서 840억 달러(94조3천억 원)로 5∼9% 낮춰 잡았다. 역시 시장 예상 915억 달러보다도 8% 이상 적은 것이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클라우드 업체들의 부진도 메모리 시장 전망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부분이다.

김영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중국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에 대한 칩 판매 부진이 삼성전자의 재고 수준을 높였다"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서도 판매 급감이 나타나고 있어 역시 칩 수요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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