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 발표를 했다.
아무래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LG화학과 벌이고 있는 다툼 문제에 이목이 쏠렸던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얘기는 적당한 선에서 질문이 됐고 또, 대답하고 말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이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LG화학의 그 같은 처신에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과 고객사에 대한 걱정이 큰데, 이 부분에서 현재 문제는 없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언급한 '경영 전쟁터'를 2년 전에는 '알래스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아프리카 초원'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알래스카'는 생존에 방점을 둔 경영 방식이고 '아프리카 초원'은 경쟁은 심하나, 경쟁력을 갖추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전쟁터"라고 설명했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배터리와 소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E&P(석유 개발) 북미 셰일자산 확보 및 남중국·베트남 신규 유전 발견 등에 대해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과 기술 중심의 전사 경영 전략에 그린 이니셔티브를 추가, 3대 성장전략으로 하기로 했다.
배터리/소재/화학 등 신성장 사업 자산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60%로 늘린다고 했다. 친환경의 상징인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그 경쟁력을 기반으로 E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김 사장은 "'2년 전, 전기 차를 중심으로 한 E모빌리티의 등장이 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에너지/화학 산업 전반에 대해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었다"며 "당시에 전망했던 것보다 산업에 주는 임팩트가 커지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로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 9½½'을 조기에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NCM 9½½'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각각 90%, 5%, 5%이다. 1회 충전에 500㎞ 이상을 달릴 수 있어, 배터리 기술의 최고로 일컬어진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올 해 말까지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며 "오는 2021-2022년부터는 상업 적용이 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를 오는 2025년 기준, 70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현재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 규모를 100GWh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NCM622(지난 2012년 개발)', 작년에는 'NCM811(지난 2016년 개발)'을 업계 처음으로 상업 적용했다.
배터리 사업의 주 수요처인 전기 차 외에 항공, 해양 및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 모델도 추진한다.
배터리 사업 확장의 다른 축은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이다. 사업 진출을 위해 산업용, 주거용 등 세분화된 시장 특성에 맞춰 배터리를 개발한다. 이를 기반으로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 발전소)', 'EMS(Energy Management System)' 및 '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후방 사업 모델도 개발한다.
'BaaS(Battery as a Service)' 즉, 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렛폼으로 만드는 전략과 관련해 이것을 통해 전기 차에 대한 구매 부담을 줄이며 이 부분을 리사이클 까지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BaaS'는 '5R(Repair, Rental, Recharge, Reuse, Recycling)' 플랫폼이다. 배터리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전방위를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배터리는 랜탈 등 여러가지 관련된 영역의 서비스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중국의 경우, 오는 2020년 말에 보조금 부분을 철패한다고 한다"며 "파이낸싱 부분과 결합 돼 리스나 랜탈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전기 차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보니, 이건 시작도 안한 게임이었다. 늦지 않았다. 이제부터 질러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터리 자체도 해볼만한 게임이나,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석화 등 전체 생존이 위협에 싸일 위험이 있기도 하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전기 차 상용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 김 사장은 "차량대수를 계산하는 여러 기준이 있는데, 신차 중 비중과 전체 자동차 중 비중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신차 중 전기 차 비중이 현재는 5% 미만인데, 오는 2030년이 되면, 2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은 현재 추진 중인 중국과 폴란드 외에 추가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연 25억㎡ 이상의 생산 능력으로 시장 점유율 30%의 세계 1위를 달성하고자 하는 계획을 잡았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FCW(Flexible Cover Window)'는 폴더블 스마트폰 외 TV,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장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의 폴더블 필름의 기술적 차별점에 대해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사장은 "FCW가 투명 PI가 있고 추가적인 조치가 들어가야 하는 제품"이라며 "전체적으로 FCW를 만들기 위한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는 저희 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물질 부분으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연기한 것에 대해 노 사장은 "설계적 측면이 크다"며 "당사의 FCW를 사용한다면 초기 발생한 결함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화학 사업과 관련, 오토모티브 사업은 기술 개발에 집중해 전기 차 확산과 경량화 추세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석유, 윤활유, E&P 사업은 글로벌 확장을 한다. 석유와 윤활유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이다. 석유 사업은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 제품 아울렛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란 제제로 콘덴세이트를 수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영향에 대해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대표이사/사장은 "이란 원유를 SK이노베이션에서 아마 가장 많이 쓰고 있을 것이다. 콘덴세이트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작년 11월 부터 이란 제재 예외국 인정을 받았다"며 "러시아, 카자흐스탄, 카타르 등 원유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사전에 미리 대비했고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윤활유 사업은 윤활기유 사업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전기차용 윤활유, 기유 대체원료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는 공급이 시작된 상태다. E&P은 중국, 베트남 중심의 아시아와 셰일오일의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기로 했다. 3D Seismic, QSI 등의 기술로 작년 초에는 남중국해에서, 지난 5월에는 베트남 남동부 광구에서 오일층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을 통해 현재 25% 수준인 글로벌 자산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65%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JV) 설립과 관련, 윤예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계속 협의 중"이라며 "협의한지 1년도 채 못됐다.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배터리를 잘하는 회사가 한국, 중국, 일본에 다 모여 있으니, 유럽이 근본적인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정치가들이 걱정이 많다. 대책으로 노스볼트가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이라며 "기술 유출 부분은 기술이 전혀 달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저희 사업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와 유럽배터리연합 컨소시엄을 설립한 상태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의 조인트벤처 설립이 사실상 무산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일축했다. 윤 대표는 "폭스바겐과 노스볼트와의 협력 건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라며 "국내 투자는 우리도 하고 싶다. 국내도 수주되면 당연히 공장을 짓고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환경 사회적가치(SV)는 마이너스 1조가 넘는다. SK그룹은 지난 21일,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라는 것에 대해 발표했다. 이에대해 SK그룹은 일반적 사회공헌과는 다르다고 했다. 기업의 사회 성과를 경제 활동의 언어인 화폐 가치로 측정해 재무성과와 비교 가능하게 한 것이다.
김 사장은 "에너지/화학 기업은 기본적으로 환경과 관련된 SV가 마이너스일 수 밖에 없다. 측정 결과, 현재 상태의 마이너스 SV는 1조4000억원 정도였다. 이대로 그냥 가져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친환경 제품과 관련된 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갈 것이다. 오는 2043년 정도가 되야, 부정·긍적적 부분이 업셋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마이너스를 상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환경 부분과 관련한 마이너스 부분은, 사업을 늘리면 부정 효과가 높아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또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만큰 더 빨리 없앨 포트폴리오를 넣어줘야 하는 것이다.
"지난 2년간 '환경'에 대한 것이 강력하게 급부상 하고 있다"며 "'친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 고객의 니즈 뿐 아니라, 대응을 하지 못하면 에너지/화학 기업의 생존 자체에 위협줄 수 있는 중요성으로 급부상했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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