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유업계, 미중 무역합의에도 실적 악화

이겨레 기자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정제마진이 '0달러'를 기록해 4분기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달러를 기록해 전주(0.2달러) 보다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셋째 주 배럴당 -0.6달러로 주간 기준으로 18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지난달 넷째 주에는 0.9달러까지 내려갔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정유사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5달러로 보고 있어 10월 셋째 주(2.8달러)부터 9주 연속 역마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월간 기준 정제마진은 8월 5.1달러에서 9월 7.7달러까지 올랐으나 10월 4.1달러로 추락한 이후 11월 0.7달러, 12월 0.1달러 등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유업계 업황이 악화한 구조적 요인으로 중국의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이 꼽힌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지난 13일 1단계 무역 합의를 선언함에 따라 정제마진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교보증권 김정현 애널리스트는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정유업종은 예상보다 낮은 국제해사기구 규제(IMO 2020) 영향으로 기대보다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호재로 경유마진 등 정제마진 회복에 기대감도 가져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호재가 정유업종의 구조적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로테르담, 싱가포르 등 주요 지역의 석유제품 재고는 낮지 않아 수요 반등의 효과가 낮고, 인도의 경유 수요는 장기적 성장성이 제한적이며, 중국의 티폿(teapot·소규모 민간 정유사) 구조조정 등 정유 업종 공급 과잉을 해결할 만한 근본적인 개선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 희철 애널리스트도 이날 보고서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석유화학업종에 다소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변화가 더 중요하다며 정제마진 반등 시기를 내년 2월로 제시했다.

그는 "중국 티폿 등의 높은 가동률로 당분간 잉여물량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재개하면 아시아 국가와 원유·LPG 확보 경쟁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내년 1월 IMO 규제가 시행되면 저유황선박유(LSFO) 등으로 수요가 대체되는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점차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역내 LSFO 재고 소진이 예상되는 내년 2월부터 IMO 규제 효과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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